배당 빅3 '영풍제지ㆍ덕양산업ㆍ진양화학' 40% 훌쩍… "실적은 제각각"

2014-09-25 09:27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국내 빅3 배당주로 불리는 영풍제지와 덕양산업, 진양화학 주가가 하반기 들어서만 평균 40% 넘게 뛰어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워진 상황에 높은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배당성향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덮어놓고 투자하기보다는 실적이나 현금유보율 역시 잘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영풍제지와 덕양산업, 진양화학 주가는 7월 들어 전일까지 평균 40.2% 상승했다.

수익률 1위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덕양산업이다. 이 회사 주가는 같은 기간 2만9000원에서 4만6550원으로 60.5% 뛰었다.

덕양산업은 2013년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배당액)이 20.6%에 달했다. 코스피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액)도 951.9%에 달했다.

덕양산업에 이어 시가배당률 10.5%로 2위를 차지한 영풍제지 주가도 하반기 들어서만 12% 가까이 올랐다.

시가배당률 7.4%로 3위로 집계됐던 진양화학 주가는 7월 이후 39% 넘게 상승했다. 이 회사는 8월에도 1주당 50원에 이르는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 및 배당총액은 각각 1.5%, 6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기준일 주가 대비 배당액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예금 이자처럼 실질적인 수익률을 가늠해볼 수 있다.

영풍제지와 덕양산업, 진양화학은 모두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이지만, 기업 내부 사정은 제각각이라는 분석이다.

덕양산업은 상반기 실적이나 현금보유력 모두 양호한 편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 4362억원, 영업이익 9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4.6% 늘면서 흑자 전환한 것이다. 환금성 있는 당좌자산 규모는 상반기 1385억원으로 2013년 연간 당좌자산 1693억원 대비 80%를 넘어섰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매출 성장으로 원가율이 0.7%포인트 개선됐다"며 "영업이익률이 0.2%로 여전히 낮지만, 내년 초 완공되는 경주공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닥재와 인조피혁을 생산하는 진양화학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3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약 20% 늘어나면서 40억원에 육박했다.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억원으로 2013년 연간 유보현금(13억원)보다 많았다.

반면 영풍제지는 두 회사와 상황이 다르다. 2년 연속 고배당을 실시한 덕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실적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영풍제지는 상반기 매출이 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억7000만원으로 약 75% 줄었다. 유보현금도 순이익을 뛰어넘는 배당으로 2012년 말 218억원에서 이듬해 말 12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 말에는 1억9300만원까지 줄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는 시가배당률도 중요하지만, 현금유보율이나 영업이익률도 잘 살펴봐야 한다"며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이 대체로 좋은 주식이지만,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종목은 변동성이 커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