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삼성-애플, 혁신과 실용성의 간극
2014-09-24 09:55
양사는 서로 다른 특징으로 라이벌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스마트폰을 만들어왔다.
애플은 실용성과 독창성이 전통이었지만 최근엔 시장성을 택하는 수완도 가미했다. 아시아 공략을 위해 잡스가 버렸던 대화면을 아이폰에 채택한 게 한가지 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갤럭시노트엣지의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술 혁신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승리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아이폰6가 새로운 것 없이 실용성 측면에선 호평을 받고 있어서다. 일례로 모바일결제(애플페이) 기능의 경우 구글이 2년 전에 먼저 했지만, 애플은 주요 카드사와 계약해 전미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의 80%에 적용되도록 활용성을 높였다.
애플은 그간에도 시장이 무르익으면 진출해 최적화된 가치 창출에 집중해왔다. 실용성과 편의성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하지만 애플만의 독창성이 떨어지면 브랜드 가치가 하락해 도태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요즘 스마트폰에서 커브드엣지디스플레이가 PC의 작업표시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실용성 여부는 소비자들의 검증이 필요하다.
경영이론의 권위자 게리 해멀은 “기업이 다른 기업에 확실한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 핵심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또한 “핵심역량은 소비자에게도 경쟁사보다 탁월한 만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결국 혁신과 실용성의 간극을 좁히는 기업에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삼성이 이를 다시한번 곱씹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