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최근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포털·홈쇼핑·오픈마켓 등 인터넷 회원가입에 대한 필수 개인정보(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ID·비밀번호·이메일) 입력을 금지하는 안전장치가 가동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상 판매업자가 회원 가입 단계에서 성명, 주민번호·외국인 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희망ID(회원), 비밀번호(회원), 전자우편주소·이동전화번호 등 필수로 수집한 7개 항목이 모두 삭제된 '전자상거래 표준약관'을 개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자상거래 표준약관은 포털·홈쇼핑·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상의 판매업자와 이용자 간 사용되는 약관을 말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회원 가입단계에서 과도하게 수집되는 개인정보와 제3자 제공 등 포괄적인 동의를 받는 필수·선택정보를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전자상거래 표준약관이 도입된 온라인 회원 가입 시에는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만 규정된 관계로 기존에 작성해오던 필수정보는 기입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지난달 7일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사업자들은 6개월 안에 기존 주민등록번호 등을 삭제해야한다.

다만 회원가입단계에서 구매계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주소 등의 배송정보는 사전 수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사업자 자율 범위를 설정했다.

또 이번 개정에는 주민등록번호 대신 수집하고 있는 본인확인정보의 수집 요건도 명시했다. 연계정보(CI)·중복가입확인정보(DI) 등 본인 확인정보의 수집 요건은 법령상 의무이행을 위한 최소한의 특정 정보만 수집하도록 한 것.

현재 대다수 온라인쇼핑몰 사업자의 경우는 고객에게 본인 확인을 요구할 수 있는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아울러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의 통제 및 선택권도 강화했다. 새로운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이용될 때에는 소비자에게 충분한 고지 후 동의를 받아야한다. 특히 개인정보의 목적 외 사용금지에 대한 예외는 법적 근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삭제했다.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관한 동의란’은 미리 선택할 수 없게 하고 이용자의 동의 거절 때 제한되는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알리도록 했다. 선택정보의 경우는 동의 거절을 이유로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해당 조항을 신설했다.

회원가입단계에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및 취급위탁에 대한 포괄 동의를 받는 행위도 금지했다. 제3자 제공 및 취급위탁의 필요 시점에는 그 내용·목적 및 보유기간 등을 고지, 동의를 받아야한다.

그럼에도 온라인쇼핑몰 특성상 사업자들의 약관 개정은 시스템 개선을 병행하는 사항으로 실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황원철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표준약관 개정작업은 사업자 약관에 대한 실태점검과 같이 병행되고 있다”며 “정확한 시점은 예측할 수 없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개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원철 과장은 이어 “이번 표준약관 개정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개인정보 수집항목 축소 등 표준약관 취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약관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약관 개정을 통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을 최소화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사전 차단될 수 있어 개인정보 보호 효과가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