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정례회의 결과 앞두고 신흥시장 '자금이탈' 재연 조짐
2014-09-17 13:56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FOMC 정례회의 성명발표를 앞두고 신흥시장 자금이탈 재발 조짐이 완연하다고 보도했다.
FT는 브릭스 국가 등으로 구성된 FTSE 신흥시장 주가지수가 9일째 약 5% 내려가면서 2001년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의 긴축 결정에 대한 불안감이 벌써 신흥국 증시에 여파를 미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신흥국 악재는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내비쳤을 때에 이미 한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연말까지 이어진 긴축발작은 특히,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탈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주요 신흥국에서는 현지 통화 가치와 채권, 주식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두드러졌다.
JP모건 애셋매니지먼트의 리처드 티터링턴 신흥시장 투자 책임자는 "신흥시장이 다른 어떤 자산보다도 시장 여건 변화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번 회의의 최대 이슈인 금리인상시기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더욱 매파적 성향을 드러내며 내년 2분기 금리인상을 시사할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여전히 비둘기 톤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 등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주 11일부터 13일까지 월가 이코노미스트와 스트래티지스트, 펀드 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연준 통화정책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전날 공개하고, 연준이 내년 6월쯤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앞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비해 1개월 앞당겨진 관측이다.
또 다수의 전문가들이 내년과 2016년 연방기금금리 전망치를 조금씩 상향 조정했고, 오는 2017년 3분기에는 금리가 3.2%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연준의 조기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FOMC 성명의 '상당기간' 문구 수정여부와 관련해 응답자의 40%가 삭제될 것으로 내다봤고, 24%는 10월까지 문구가 여전히 삽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니 크레센치 핌코 수석 부사장 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당초 예상보다 몇 개월 앞서 장기 통화부양정책과의 이별을 고할 것”이라며 “다만 그런 출구전략의 과정이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시장과 경제는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16일 발표된 미국 8월 산업생산 지표가 기대를 밑돌았다는 점과 인플레 진정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연준 정책 기조가 비둘기 톤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소재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앤드 코의 프라이빗뱅킹 투자전략책임자 스콧 클레먼스는 블룸버그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한 FOMC의 절대다수 위원이 이번에도 저금리 기조 유지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US포렉스 관계자도 블룸버그에 "연준이 (여전히) 신중하다"면서 "이번에도 매파 성향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