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오너 일가 계열분리 가닥?
2014-09-11 16:31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일시멘트 오너 일가가 한때 앞다퉈 사들였던 회사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어 계열분리가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허채경 창업주 1남이 한일시멘트, 4남은 서울랜드, 2ㆍ5남은 녹십자를 가져갈 것이라는 얘기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허 창업주 4남인 허남섭 서울랜드 회장 및 5남 허일섭 녹십자 회장 측은 올해 들어 꾸준히 한일시멘트 지분을 팔고 있다.
허남섭 회장 배우자인 박아심 씨는 4~6월 한일시멘트 지분 1만8285주 전량을 매각했다. 박 씨는 이뿐 아니라 녹십자홀딩스 주식 2만2500주도 팔았다. 허남섭 회장 2세인 정규 씨도 마찬가지다. 7월 들어 한일시멘트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도 8월에만 한일시멘트 주식 2만주를 매도하면서 지분을 줄이는 모습이다. 이 기간 허일섭 회장 지분은 1.09%에서 0.82%로 줄었다.
허 창업주 1남인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측도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잇달아 팔고 있다.
허정섭 명예회장 2세인 허기호 한일시멘트 부회장은 5월 녹십자홀딩스 지분(11만8570주) 전량을 매각했다.
이에 비해 허 창업주 2남인 고 허영섭 녹십자 회장 측 2세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은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한일시멘트 오너 일가 지분구도가 바뀌면서 계열분리를 사실상 마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최근 지분변동이 전략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오너 일가 일부가 개인적인 판단으로 주식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시멘트와 녹십자홀딩스 주가는 올해 들어 나란히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한일시멘트는 8만5000원에서 13만8000원으로 62% 이상 상승했다. 녹십자홀딩스도 같은 기간 42% 넘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