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유럽 가스공급 축소...'에너지 차단'으로 우크라 압박

2014-09-11 15:20

러시아가 자국으로부터 수입한 가스를 우크라이나에 역수출하는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감축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수위 조절에 나섰다. 사진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러시아가 자국으로부터 수입한 가스를 우크라이나에 역수출하는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에 대한 하루 가스 공급량을 이전보다 1500만 세제곱미터(㎥)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조치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온 우크라이나는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인근 동유럽국가들로부터 러시아산 가스를 역수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초 공급계약을 체결한 슬로바키아로부터 역수입하려던 양은 하루 2700만㎥로 이는 폴란드 공급량의 6배, 헝가리 공급량의 2배에 이르는 양이다. 우크라이나는 슬로바키아로부터의 역수입을 통해 국내 가스 수요의 40% 정도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슬로바키아에 대한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이 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게다가 폴란드도 9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24% 줄어들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역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는 당장 올해 겨울에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약 500억㎥에 달하는 연간 가스 소비량의 50% 안팎의 물량을 수입해야 하는 처지인 우크라이나가 올겨울에만 50억~100억㎥의 물량을 수입하지 않으면 겨울을 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러시아 측은 자국의 천연가스를 되파는 동유럽 국가들의 가스 재수출에 대해 꾸준히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자국 대형 에너지기업의 유럽 금융시장 접근을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럽연합(EU)의 추가제재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