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직접 판매 시장 20조 돌파, 한국 기업은?

2014-09-03 15:49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중국의 직접판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직판 시장 규모는 20조원을 돌파하며,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로 부상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좀 더 활발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직접판매 시장의 매출은 2012년보다 40.91% 성장한 약 20조6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규모로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다. 하지만 성장률만 봤을 때는 세계 최고다.

현재 중국 직판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 기업인 암웨이가 4조92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10위에 그쳤던 뉴스킨은 약 1조68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두배 이상 성장해 5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에서 영업 중인 업체 중에서는 메리케이가 1조2450억원의 매출로 4위, 허벌라이프는 5726억원으로 11위, 멜라루카는 1046억원 19위, 유사나는 2012년보다 233.33% 성장한 약 996억원을 기록하며 20위에 올랐다.

중국 내 매출 상위 기업 대부분이 외국계 기업이다. 사실상 20조원 규모의 시장을 이들이 주름잡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지난 2005년 중국 정부가 관련법을 제정해 정식 허용하면서 '직소'(直銷)로 불리는 직접판매 시장을 합법화 했다. 이후 해외에서 3년 이상의 직접판매 경험을 갖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의 진출이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전세계 직판 시장에서 5위 안에 드는 한국 기업들은 아직도 중국에서 명함조차 못 꺼내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지난 2006년 ‘제이유 사태’로 문을 닫은 제이유그룹이 51%의 지분을 투자한 금사력가우가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수십년 간의 방문판매 노하우를 가진 화장품 업체들도 중국 직접판매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3400억원이다. 최근 직접판매를 통한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백화점과 로드숍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직접판매 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까지 백화점과 로드숍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직판업계 관계자는 "15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직접판매에 적합한 여건을 가지고 있어, 외국계 기업들은 수년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은 아직까지 간과하고 있다"며 "유통의 황금밭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