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미국인 기자 참수 동영상 공개후 美, 이라크에 350명 추가파병
2014-09-03 11:25
- IS 미국인 기자 참수 동영상 공개, 세 번째 희생자로 '영국인' 지목.
- IS 미국인 기자 참수 동영상 공개로 미군의 시리아 공습 시기 논란도 가열.
- IS 미국인 기자 참수로 오바마 행정부 '외교능력' 시험대 오를 듯.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미국이 이라크에 추가파병을 결정했다. 이는 이라크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가 두 번째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지 수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 내 IS를 진압하기 위해 지금까지 총 124차례의 공습을 단행했고, 시리아 내 IS 본거지 공습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추가 파병 결정은 IS가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를 참수한 영상을 공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결정된 사안인 만큼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시리아 공습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이 동영상에는 무릎을 꿇은 소트로프 기자가 칼을 든 IS 반군에 의해 참수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소트로프는 참수당하기 전 카메라를 향해 “당신들은 내가 누구이고 내가 여기 왜 있는지를 알 것”이라며 “미국의 이라크전 개입에 따른 대가를 왜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하느냐”고 마지막 절규를 외쳤다.
이번 영상에 나온 복면을 쓴 IS 요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물러나고 미군은 이라크 공습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IS에 대한 오만한 외교정책을 비난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의 동맹에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 IS 요원은 지난 폴리 기자를 참수한 요원과 마찬가지로 검은색 복장을 하고 영국식 발음의 영어를 구사하고 있어 동일한 인물로 추측되고 있는 상태다.
동영상의 진위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으나 만약 사실일 경우 시리아의 IS 본거지에 대한 공습 시기를 두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대응해온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IS가 폴리 기자 참수 당시 이미 소트로프 기자의 참수를 예고했고, 공화당을 위시한 정치권이 시리아 공습 결단을 압박해 왔던 만큼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능력이 또다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폴리 기자 참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IS를 '암덩어리'로 규정하며 강력한 응징 방침을 천명했지만 몇 차례의 이라크 추가 공습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기자회견에서는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전략이 없다"고 답변해 정치권과 여론의 비난 세례를 받았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시리아 공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IS 미국인 기자 참수 동영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일에 맞춰 공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정상회담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으로 출발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 및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대책마련과 유럽 동맹국의 협조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