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뒷걸음질한 '전차군단' 3분기도 후퇴?
2014-09-02 17:30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코스피를 떠받쳐 온 '전차군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상반기 어닝쇼크에 이어 3분기도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두 회사가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하반기 코스피 전망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잇단 경기 부양책에도 지수가 좀처럼 강세로 돌아서지 않는 것도 이런 실적 불확실성 탓이다.
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61%(3만2000원) 하락한 119만4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10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이날 주가가 3% 가까이 하락하면서 22만5500원까지 밀렸다. 52주 최저가인 2013년 말 21만7500원과 격차가 1만원 미만으로 좁혀졌다.
외국인마저 삼성전자를 매도하기 시작했다.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날 460억원어치 이상을 팔았다. 기관은 8월 들어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산 날이 하루도 없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이날까지 10거래일째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닷새 연속 팔았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3분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연초 10조7300억원에서 현재 6조9000억원으로 35% 가까이 낮아졌다.
KDB대우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을 비롯한 일부 회사는 예상치를 5조원대 후반에서 6조원대 초반까지 내리기도 했다.
현대차도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연초 2조2000억원에서 최근 1조9000억원으로 하락했다.
주요 증권사는 삼성전자에 대해 스마트폰 부문 경쟁심화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 자료를 보면 중국 샤오미는 2분기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4%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2%)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알파를 비롯한 신제품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미국 애플은 오는 9일 '아이폰6' 출시로 공세에 나선다.
독립 리서치업체인 올라FN 임홍빈 대표는 삼성전자에 대해 "스마트폰은 위로 애플에 막혀 있고, 아래는 샤오미를 비롯한 저가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3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대 초반 또는 중반에 머물 것"이라며 "주가 저점은 110만~115만원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도 원화 강세 속에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노사 갈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8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가까이 줄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1010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파업까지 길어지는 분위기라 3분기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모두 외국인이나 기관이 바닥을 어디쯤으로 잡느냐가 관건"이라며 "실적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ㆍ기관 간 공방에 따라 주가가 등락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