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윤일병 유족과 목격자 김일병 만남 방해해…목격자 진술 확보"
2014-08-27 18:27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27일 오후 영등포구 센터 사무실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어 윤일병 사망사건의 목격자인 김모 일병을 직접 만나서 들은 내용을 공개했다.
김 일병은 윤일병이 의무대로 배치받아 오기 전부터 천식 증세로 의무대에 입실해 있던 환자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김 일병과 그의 아버지는 지난 4월 11일 윤 일병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지 28사단 병영생활상담관에게 문의하는 등 수차례 윤 일병의 유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13일 3군사령부 검찰부 간부 3명이 수사를 위해 김 일병을 찾아왔을 때도 김 일병의 아버지는 윤 일병 유족의 동행을 요청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유족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족이 김 일병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자 "김 일병이 원치 않는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7일 윤일병 사건 2차 공판에 김 일병이 불출석한 경위를 두고도 군 당국과 김 일병 측 설명에 차이가 있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11일 브리핑에서 "군 검찰이 김 일병을 출석시키려 노력했지만 이미 천식으로 전역한 상태였고 김 일병의 부모가 출석을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일병은 6월 12일 군으로부터 한 차례 전화를 받았고, 당시 공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듣지 못한 김 일병의 아버지가 (아들의)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아 지금은 출석이 어렵다고 답한 뒤에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임 소장은 전했다.
임 소장은 "김 일병 아버지는 군 당국의 비협조로 유족과 연결이 닿지 못하자 군인권센터를 찾아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참"이라면서 "그런데 국방부의 브리핑 때문에 사회적 지탄을 받고 신상털이까지 당해 고통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당시 의무대에는 윤일병 사망 당일에는 없었어도 오랫동안 입실해 폭행 정황을 잘 아는 병사가 2명 더 있었지만 군 당국의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임 소장은 "초동수사부터 검찰부 수사까지 제대로 조사가 이뤄졌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일병의 진술로 윤 일병이 병원으로 실려가기 직전 정황 역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임 소장은 "윤 일병이 사망 당일 오전 과호흡증후군을 보였고 의식을 잃기 직전 눈이 반쯤 감기고 눈동자가 돌아가 흰자가 보였다"며 "그런데도 가해자들은 윤 병장의 복부와 가슴을 세게 가격했다"고 설명했다.
윤일병 측 법률 대리인인 정연순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비정상적인 신체 상태를 알고 있고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던 만큼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윤 일병의 둘째 누나가 참석해 김 일병이 윤 일병에게 보낸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에서 김 일병은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죄송함을 표현하려 (윤일병) 부모님과의 만남을 수차례 원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힘든 고통 속에서도 환자인 내게 베풀었던 의무병 본연의 모습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