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제2 롯데월드 개장 앞둔 롯데, 웃을수만은 없는 이유는?
2014-08-26 15:24
롯데그룹은 최근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 개장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공사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0억원짜리 백기를 들고 서울시에 투항했다. 당초 지하구간 520m 공사비 480억여원만 부담키로 했다 1.12km 전 구간을 지하화 하는데 드는 비용 1108억원을 모두 떠안은 것이다.
롯데그룹은 도로 인근 장미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을 앞세운 서울시의 강력한 요구에 지갑을 연거푸 열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가 공사비 문제를 이유로 계속해서 임시 사용을 불허할 경우 개장일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이 같은 모습을 보면 납품비리에 연루돼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롯데 계열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롯데그룹의 한 계열사는 올 들어 임직원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이번 납품비리에는 일선 직원뿐 아니라 전 대표이사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던져줬다.
검찰은 이 회사 임직원 10명을 적발해 전 대표이사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전·현직 상품기획자(MD)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인허가권자인 서울시 앞에 을이 될 수밖에 없었던 롯데그룹과 납품업체를 을 삼아 갑질을 일삼았던 계열사. 갑과 을을 오가며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던 롯데그룹은 스스로 던진 갑질의 부메랑에 맞은 격이다. 도로 공사비 전액 부담으로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을 목전에 둔 롯데그룹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1000억원짜리 백기를 사면서 얻은 갑과 을의 교훈이 롯데그룹 전체에 작지만 큰 울림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