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S&C에 상반기 영업익 7배 몰아줘
2014-08-24 06:00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한화투자증권이 상반기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영업이익 대비 700%에 맞먹는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에 속한 한화투자증권ㆍSK증권ㆍ동부증권ㆍ현대증권ㆍ교보증권은 1~6월 총 영업이익 366억원 가운데 91.31%에 이르는 334억원을 IT 계열사에 전산용역을 맡기는 데 사용했다.
회사별로는 한화투자증권 및 SK증권, 동부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순으로 이런 비율이 높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3억원 대비 663.15%에 달하는 83억원을 한화S&C에 줬다. 한화투자증권은 적자를 냈던 2013년에도 351억원을 같은 명목으로 썼다. 한화S&C는 한화그룹 총수 2세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다.
한화투자증권 외에도 SK증권ㆍ동부증권이 영업이익보다 많은 돈을 계열 IT사에 전산용역 대가로 지급했다.
SK증권은 영업이익 대비 230% 이상인 103억원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주주인 SK C&C에 썼다. 액수로는 SK증권이 5개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동부증권도 상반기 영업이익보다 약 150% 많은 62억원을 동부CNI에 지급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장남인 남호 씨가 동부CNI 대주주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대주주인 현대유엔아이에 준 돈이 영업이익 대비 약 70%(71억원)에 달했다.
이에 비해 비율이 가장 낮은 교보증권은 교보정보통신에 영업이익 대비 10%도 안 되는 15억원을 지급했다. 교보정보통신은 교보생명 자회사로 교보생명그룹 신창재 회장 일가 지분이 1주도 없다.
대기업집단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ㆍHMC투자증권도 총수 일가가 출자한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에 전산용역을 맡기지만, 연간 단위로만 액수가 공개돼 비교에서 뺐다. 삼성증권이 2013년 삼성SDS에 쓴 돈은 522억원으로 액수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HMC투자증권도 같은 해 적자를 내면서 현대오토에버에 전산용역을 맡겼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나머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및 하이투자증권은 계열 IT사가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이 수백명을 감원하면서 5대 증권사인 현대증권보다 많은 전산비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증권 역시 IT 비용이 과도한 회사"라며 "시총 순위가 3계단이나 높은 교보증권보다 10배 이상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