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혐의 여야 의원 5명, 검찰 강제구인 '버티기' 실패…방탄국회 수혜 끝
2014-08-21 16:04
새정치민주연합이 22일 소집한 8월 임시국회가 이들 의원들의 '불체포특권'을 위한 '방탄국회' 논란 등 여론이 악화되고, 검찰이 사상초유의 5명 동시 강제구인이란 초강수에 밀린 것이다.
이날 검찰의 강제구인 대상 의원은 철도 및 해운비리와 입법로비 연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신계륜·신학용 의원이다.
앞서 이들은 모두 이날로 예정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27일 밤 12시까지 기한인 '심문용 구인영장'을 들고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강제구인에 나섰다.
그러자 의원들은 일단 검찰 수사관들을 피해 종적을 감추기 급급했다. 일부 의원은 이미 국회를 빠져나갔거나 다른 의원실, 국회 내 장소 등에 몸을 숨기고 검찰과의 접촉을 거부했다.
'하루만 버티면' 8월 임시국회 개회로 '불체포특권'이 발효될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의원들은 검찰이 사상초유의 '5명 동시 강제구인'을 실행에 옮기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검찰이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새정치연합 의원들부터 검찰 자진출석 의사를 밝혔다. 김재윤 의원이 가장 먼저 이날 오후 2시 검찰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고 신계륜 의원도 이날 오후 6시까지 검찰 출석을 약속했다.
같은당 신학용 의원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너무 갑작스럽다. 이렇게 해서 언론에 나게 해서 망신주려는 것"이라며 검찰을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출두일 연기를 신청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후 4시에 나갈 것"이라며 자진출석을 결정했다.
이로써 야당 의원 3명은 모두 이날 검찰에 자진출석하게 돼, 자당이 소집한 8월 임시국회의 '방탄국회' 논란에서 다소 자유롭게 됐다.
반면 야당의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 '방탄국회'라고 질타했던 새누리당 소속 의원 2명의 버티기는 좀 더 질겼다.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은 이날 오전 검찰의 강제구인에 불응, 차명 휴대전화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을 빠져나갔다. 이후 오후까지 종적이 감춘 조 의원은 '도주 논란'과 검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끝내 이날 오후 검찰에 연락해 자진출석 의사를 밝혔다.
같은당 박상은 의원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아예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검찰의 애를 태웠다. 이날 오전까지도 검찰에 자진출석여부를 알리지 않고 꽁꽁 숨어있던 박 의원도 검찰이 수사관 10여명을 동원해 행방을 쫓자, 이날 오후 5시30분 검찰 자진 출석을 결정했다.
이들 두 의원의 버티기가 오래 가지 못한 것은 자당인 새누리당의 싸늘한 반응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앞으로 방탄국회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에게 "(두 의원을 당 차원에서) 보호할 생각이 없다. 이제는 본인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이들에게 "소환 기일에 맞춰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모두 자진출석을 결정한 마당에 집권여당 의원 2명이 몸을 숨길 경우 밀려올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것이다. 결국 이날 검찰의 강제구인에 한바탕 곤욕을 치른 5명의 여야 의원들은 모두 '방탄국회'를 뒤로 하고 법정구속을 목전에 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