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조선사 경영정상화 탄력… “M&A는 잊어라”

2014-08-21 16:09

[표=클락슨 리포트 발췌]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상선시장 개선으로 국내 중소조선업체들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이들 중소조선사들의 경영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수주물량이 증가한데다 지난해에 비해 선가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소조선소간 인수합병(M&A)은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21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성동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총 64척, 174만1000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같은 기간 기록한 34척(85만7000CGT)의 두 배에 가까운 상황이다. 앞서 20일 성동조선해양은 한 아시아지역 선사로부터 LR1 탱커선박 2척을 수주했다. 금액은 약 4000만~50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SPP조선도 7월까지의 수주잔량은 54척(128만2000CG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척(92만2000CGT)에 비해 규모가 상승했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23척(33만1000CGT)에서 17척(19만5000CGT)로 수주잔량이 감소한 대선조선의 경우 이달 들어 1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정상화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면 STX조선의 경우 지난해 101척(302만8000CGT)에서 올해 69척(193만1000CGT)으로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조선의 수주잔량 감소는 인도물량과 신규 수주물량의 감소, 앞서 수주한 선박 중 약 25척이 집계에 잡히지 않고 있는 점 등이 이유다. 업계에서는 집계에 잡히지 않은 물량은 발주가 취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STX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빠르게 경영이 개선되고 있는 성동조선해양과의 합병설이 수면위로 떠오른 상태다. 이는 일본 조선업체들이 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해 업계 재편에 나선만큼 채권단들도 국내 중소형 조선소간 합종연횡을 통한 수익개선을 노려보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일본의 IHI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조선은 합작회사를 설립한 상황이다. 또 나무라조선과 사세보중공업이 합병을 추진중이고, 지난해 경영통합이 결렬된 가와사키중공업과 미쓰이조선도 새로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액화천연가스(LNG)선박의 공동수주에 나선 상태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이들 조선소간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채권단인 수출입은행이 합병설에 대해 “황당하다.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바닥에서 빠르게 탈피중인 상황에서 STX를 끌어안을 경우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다.

또 각 조선소별 주력 선종도 차이를 보이고 있어, 동형선박의 반복건조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도 저해 요인이라는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빠른 경영개선이 이뤄지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의 합병은 단순히 그림상으로만 보기 좋은 것”이라면서 “채권단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는 와중에 내놓은 아이디어지만 실제로는 역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인수합병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면서 “신규 수주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