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상위 10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역대최대'…내부거래 SK '1위'
2014-08-21 13:56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부당일감몰아주기로 지적돼 온 SI·광고대행·물류서비스 등의 업종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중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는 내부거래 금액이 소폭 증가했다. 특히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대기업집단은 SK로 내부거래 금액도 40조가 넘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전체 47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총 181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8000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을 보면 오히려 늘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12.46%로 전년과 비교해 0.16%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높은 곳은 SK로 비중면에 평균 26.01%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포스코(21.84%), 현대자동차(21.64%), CJ(15.27%), 한솔(15.19%), KT(14.30%), LG(14.12%), 롯데(13.87%), 대림(13.03%), 태영(12.80%) 등의 순이다.
내부거래 금액에서는 SK 40조5000억원, 현대자동차 35조2000억원, 삼성 26조7000억원, LG 16조4000억원, 포스코 15조6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전체 집단 중 전년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난 곳은 한솔이 15.19%포인트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았다. 이어 아모레퍼시픽(7.21%포인트), SK(3.49%포인트), KT(1.76%포인트), 포스코(1.26%포인트), LG(0.92%포인트), 현대백화점(0.84%포인트) 등 22곳이 증가했다.
또 상위 5개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을 따지면 총 134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기업집단 중 74%를 차지했다. 이들의 매출액 규모는 824조1000억원으로 전체집단 매출액 비중에 56.6%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SK에너지 등 석유제품제조업,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LG화학 등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포스코 등 1차 금속제품 제조업, 삼성전자 등 전자부품·컴퓨터 및 통신장비 제조업의 금액이 컸다.
내부거래 비중은 서비스업 분야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서비스업(81.54%), 사업시설관리 서비스업(65.74%), 정보서비스업(61.70%) 순이다. 다만 이들 3개 업종의 내부거래 금액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전체 집단 내부거래 금액과 비교해 0.9% 수준이다.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등 문제로 지적돼온 SI·부동산업·물류서비스업 분야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도 일감나누기 자율선언 4대 업종(광고·SI·물류·건설)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 밖에도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비중이 더욱 뚜렷한 비례관계를 보이는 등 경영권 승계 작업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SI나 광고대행 등 취약한 분야에 내부거래가 감소하고 있지만 감시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민간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감소가 중소기업 등 비계열 기업의 일감 증가로 이어졌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아 적정 대안 등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봉삼 과장은 이어 “보안서비스 등 내부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도 감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내부거래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공시토록 해 스스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시정토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내부거래 증가는 물적분할에 따른 불가피 현상으로 업종전문화를 위해 한 회사의 특정 부서를 독립시켜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에너지)한 것"이라며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일감 나누기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