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병원 NH농협무역 대표, “농산물 수출액 1억 달러 목표”

2014-08-25 07:59
“중국 진출도 머지 않았다”

김병원 NH무역 대표가 서울 중구 충정로에 위치한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우리 농산물의 해외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NH 농협무역 김병원 대표이사의 꿈은 소박하지만 한편으로는 거창하다. “국민들에게 사랑받았던 농업이 다시금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는 것, 즉 재조명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평생을 농업에 매달려 직접 농사를 지어온 농부는 이제 우리 농산물의 해외 수출에 전력하는 세일즈맨으로 거듭 태어났다.

NH 농협무역은 지난 1990년에 설립돼 농수축산물 품목의 수출입과 이와 관련된 가공, 제조,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다. NH 농협무역이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파프리카, 멜론, 배, 사과, 포도 등이다.

지난해 NH 농협무역이 달성한 수출액은 5천121만 달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1억 달러를 수출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4천500만 달러를 수출했는데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지난해 2월에 NH 농협무역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한 지 불과 1년 만에 수출 목표액을 두 배로 늘릴 만큼 그의 일 추진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NH 농협무역의 주 수출 품목은 파프리카다. 전체 수출액의 21%를 담당하고 있어 국내 1위다. 이 같은 품목으로 멜론과 포도, 사과, 배 등도 국내 1위의 수출 실적으로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NH 농협무역의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겠다며 특히 쌀 관세화가 되면 우리 쌀의 외국 수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에 몽골에 부안 농협의 쌀 100톤을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5억 원이며, 특히 벼 상태로 수출을 한 케이스다. NH 농협무역은 앞으로도 우리 쌀의 해외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국내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양파를 해외에 수출해 국내 양파가격을 안정시키는데 NH 농협무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생산량의 증가에 따라 국내 양파가 풍년이다. 과잉생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작물에 비해 양파 재배가 소득이 높은 까닭이다. 그래서 국내 양파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해외수출을 늘리려 한다. 올해의 경우 대만에 3000톤을 수출한 데 이어 일본 200톤, 미국 300톤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앞으로 수출대상 국가를 계속 늘려나갈 생각이다. 전체 양파 수출 물량이 5000톤인데 그 가운데 NH 농협무역이 3500톤을 차지하고 있다. 양파의 해외수출로 인해 양파 가격의 10% 지지효과를 가져왔다.”

김 대표는 다른 품목의 해외 수출에도 전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감귤 수출은 미국 중심에서 동남아시아 쪽으로 눈을 돌려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다. 딸기시장 역시 필리핀이나 태국, 인도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단감의 대 러시아 수출도 모색 중이다. 국내에 과잉 생산되는 품목 가운데 하나인 밤도 미국이나 유럽에 수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금처럼 농산물을 직접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민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한 식품의 수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노력의 배경에는 우리 농업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산업은 우리 농업을 딛고 컸다. 그러나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농민들이 신음하고 있다. 이것을 알아주는 국민이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농업을 재조명하는 것을 보고 싶다.”

김 대표는 NH 농협무역이 추진하고 있는 수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우리 농산물의 수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출단지 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 대표적으로 파프리카나 토마토, 멜론, 딸기 등이 산지 계약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수출 창구를 단계적으로 일원화해서 가격 협상력을 제고시켰다.”

김 대표는 해외 시장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프로모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나 미국, 중국, 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늘어난 해외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특히 현지인 기호에 맞는 맞춤형 상품의 개발과 현지의 대형마트와 직거래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대표가 나승렬 농협 상무와 김병원 NH무역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김 대표는 대중국 수출 확대를 위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아주경제 본사를 찾아 곽영길 아주경제 대표와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농협중앙회 나승렬 상무도 함께 했다. 김 대표는 우리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아주경제의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NH 농협무역의 중국 시장에 대한 역할이 아직은 미진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은 500만 달러에 불과했고, 품목도 유자차나 된장 정도다. 앞으로 중국에 신선 농산물의 수출을 위해 아주경제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싶다.”

중국은 현재 우리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 쌓고 있는 실정이다. 김치의 경우 100그램당 유산균 300마리 이하의 기준을 세워놓고 있어, 발효 음식의 대중국 수출 길은 아직 막혀 있는 실정이다.

김 대표는 아주경제와 손잡고 중국 광둥성과 산둥성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 전역에 품질이 높은 우리 농산물을 수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한 사례를 들며, 향후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경남 함양 마천농협이 흑양파즙을 중국의 청도에 진출시킨 일이 있다. 홈쇼핑에 런칭 했는데 현지 반응이 좋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가공식품이라 중국이 정한 까다로운 기준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우리 농산물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도를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농협홍삼 한삼인도 현지에서는 다른 국내 제품에 비해 호응도가 높다”며 한삼인의 중국 수출도 머지않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한중 FTA 체결에 대비해 대중국 수출이 가능한 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상해법인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농업이 재조명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김 대표의 꿈이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 국민들의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담=박원식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