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업계 '최초' IC단말기 개발 경쟁…가맹점 혼란 우려
2014-08-24 08:00

[사진=한국정보통신]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정부가 가맹점의 IC단말기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밴(VAN)사들의 단말기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각 사별로 상이한 단말기가 출시되고 있어 향후 가맹점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올 초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에 신용카드 결제정보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IC단말기 사용 확대가 포함됐다.
기존 사용되던 마그네틱(MS)카드는 복제 가능성이 있어 보다 보안이 뛰어난 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가맹점에서도 IC카드 결제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밴 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한국정보통신은 다음달 1일부터 포스단말기 전용 IC리더기를 출시키로 했다. 이는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포스리더기에 IC 뿐만 아니라 MS방식의 카드 결제도 가능토록 한 복합형 리더기로, 업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이 단말기는 카드리더기에서 카드정보를 암호화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을 적용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의 계열사인 KIS정보통신도 카드번호를 암호화하는 'Safe MSR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구축, IC카드를 기본으로 인식하는 결제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아모레퍼시픽의 토탈 뷰티 솔루션 매장인 아리따움에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밴사들이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가 지정한 IC단말기 표준에 100% 부합하는 단말기를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IC단말기 사용을 금지하는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현재 나와있는 단말기들의 보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IC단말기 전환 의무화를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밴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향후 가맹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밴사들은 자사의 IC단말기 홍보를 위해 각 시스템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남발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여 홍보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사용되는 단말기 보안시스템은 같은 방식이며, 단지 단말기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각 사별로 통일되지 않은 단말기들이 중구난방으로 출시될 경우 가맹점 입장에서는 혼란을 느낄 수 있다"며 "게다가 기존 가맹점들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밴업계에서는 최대한 완성도가 높은 단말기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