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곧 개장될 듯
2014-08-17 16:12
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공신력 있는 조사단의 발표라는 점에서 롯데그룹은 일단 누명을 벗게 됐다. 그동안 일부 시민단체나 인근 주민들은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공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제2롯데월드, 싱크홀 누명 벗어…추석 전 개장 탄력?
서울시는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견된 폭 2.5m, 깊이 5m, 연장 8m 싱크홀에 대한 전문가 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석촌 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쉴드(Shield) 터널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그룹은 오는 9월 추석 전 저층부의 사용 승인을 얻어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당초 서울시가 18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던 교통·안전 보완대책을 지난 13일에 일찌감치 제출하며, 조기 개장에 총력을 쏟고 있다.
롯데가 추석 이전에 사용 승인을 받으려는 이유는 통상 유통업체들이 설,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연간 매출의 20% 가량의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추석 이전에 저층부를 오픈하게 되면 명절 대목, 개장 초기 가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다.
제2롯데월드는 3조5000억원 가량이 투입된 국내 최대 규모 공사다. 당초 5월 개장을 목표로 한 롯데월드 저층부 상업시설 3개동은 이미 공사를 마쳤다. 내부 마감과 인테리어도 정리가 완료됐다. 당장 내일이라도 영업을 개시할 수 있는 상태다.
롯데 측은 저층부 상업시설의 연간 매출을 1조4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저층부 3개동만 오픈해도 6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2016년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상시 고용인구가 2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 측은 연간 국내외 관광객 250만명이 방문해 해마다 3000억원의 관광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한 생산 및 경제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개장 지연으로 입점 예정업체·채용시민, 발만 '동동'
롯데 측은 지난 3월 송파구청과 '롯데월드몰 채용박람회'를 개최, 송파구민 1000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5월로 예정됐던 저층부 개장이 지연되면서 이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저층부에 채용된 A씨는 "원래 5월부터 일할 예정이었지만 4개월이나 지연되면서 새 직장을 찾아야 되나 고민이 크다"며 "언제부터 일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저층부 입점 예정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저층부 3개동에는 패션·식음료 등 1000여개 업체가 입점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5월 개장에 맞춰 여름 시즌 상품 생산·매입을 끝냈다. 하지만 개장이 지연되면서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캐나다 SPA브랜드 '조프레쉬'는 5월 국내 론칭과 함께 첫 매장을 제2롯데월드에 오픈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결국 명동에 먼저 매장을 열었다.
이처럼 이미 투자한 인테리어 비용과 인건비, 금융비용 등 개장 지연에 따른 월 매출 손실은 적게 잡아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1000여개 업체 중 70%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점포다. 재무적으로 취약한 이들은 장기간 돈이 묶일 경우 도산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김민기 입점업체 대표는 "채용한 직원들 가운데 매니저부터 이탈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소 자영업자들은 재고를 소진하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초고층 복합 시설물은 건물 높이에 따라 공사 기간의 차이가 크다. 때문에 완공 순서대로 부분 임시사용을 허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만의 '타이베이 101'은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2003년 쇼핑몰동(5층)과 주차장을 1차 개장했다. 반면 초고층 건물인 타워동(101층)은 18개월 후에 개장했다.
국내에서도 여의도 IFC가 1차로 오피스 빌딩 1개동을 먼저 임시 개장했고, 2차로 저층부 쇼핑몰 부분을 개장했다. 나머지 오피스 빌딩 2개동과 호텔 건물은 1년 뒤 사용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