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지방이전에 ‘휴직’ 바람 열풍
2014-08-17 16:58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에서 휴직하는 직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혁신도시로의 본사 이전을 앞두고, 직원들이 사표를 내거나 휴직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 정상화 차원에서 복리후생까지 대폭 줄어든 탓에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대규모 인력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들의 최근 5년간 휴직자 수가 본사 이전을 하지 않는 공기업들과 비교할 때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의 경우 연간 휴직자가 2009년, 2010년만 해도 각각 111명, 178명이었다. 하지만 2011년 245명 이후부터 2012년 286명, 2013년 281명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한전은 오는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올 상반기에 179명이 휴직을 했으며 이는 지난 1년간 인원의 64%에 이르는 수치다.
경북 경주로 이전할 예정인 한국수력원자력 또한 올해 6월까지 휴직자 수가 190명으로, 이미 지난해 휴직자 수 166명을 훌쩍 넘어섰다. 한수원의 휴직자는 2009년 26명, 2010년 59명, 2011년 53명에 불과했으나 2012년 108명, 2013년 166명, 2014년 190명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휴직자 602명 중 육아 휴직이 262명(남성 18명 포함)으로 가장 많고, 군입대가 18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스공사도 올 상반기에만 25명이 휴직해 6개월 만에 지난해 1년 간의 휴직자 수인 23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으로 이전한 가스안전공사는 2012년 7명에서 2013년 14명으로 두배 증가한데 이어 올해에도 11명이 휴직계를 냈다.
한전 산하 발전 공기업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는 12월 충남 보령으로 이전을 앞둔 중부발전은 2010년 12명, 2011년 15명, 2012년 17명, 2013년 29명, 2014년 6월까지 40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오는 10월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남부발전 역시 2010년 8명, 2012년 17명, 2013년 37명으로 급증하는 모양새다.
남동발전 또한 휴직자 비중이 2009년 0명, 2012년~2013년 각각 2명이었으나 올해 들어 6명 모두 휴직 신청을 했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도 2012년 5명에서 2014년 상반기 7명이 휴직계를 낸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휴직하는 직원들이 늘어나 남아있는 직원들이 업무 가중 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복리후생 감축과 열악한 근무 시설까지 겹쳐 이 같은 휴직 바람에 불을 지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본격적인 본사 이전에 들어가는 공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휴직하는 직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들의 정원 수를 늘려주고, 직원들을 위한 공동 거주시설 지원 등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방 이전을 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경우 인력 이탈이 상대적으로 덜 한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의 경우 2012년 13명에서 2013년 8명, 2014년 5명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고, 무역보험공사도 2012년 14명, 2013년 13명, 2014년 6명으로 줄었다. 산업기술진흥원은 2012년 15명, 2013년 13명, 2014년 13명으로 줄어들거나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