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유가족 세례하고 해미로 출발
2014-08-17 11:29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프란치스코(78)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유족에 대한 세례를 시작으로 17일 일정을 시작했다.
교황청 대사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나흘째인 이날 오전 7시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이승현(17)의 아버지 이호진(56) 씨를 세례했다고 밝혔다.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씨에게 세월호 사고를 잊지 않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례성사는 이씨의 딸 아름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16일 시복식 전에 세례하기로 했으나 바쁜 일정으로 미뤄졌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일요일 일정이 빡빡하지 않아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어 미룬 것”이라고 알렸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한국 신자가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것은 25년 만이다. 1989년 10월 7일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기간에 '젊은이 성찬제'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예비신자 교리를 배우며 세례성사를 준비하던 청년 12명이 선발돼 이 예식 중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해미성지 소성당에 모인 교황과 주교들은 영어로 공동기도(성무일도) 낮 기도를 함께한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이 교황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교황은 이에 화답해 아시아 주교단을 상대로 연설한다.
교황방한위원회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은 단순하고 짧지만 중요한 만남이다. 지역 교회를 돌보는 주교들과의 만남을 통해 아시아 대륙 전체의 교회를 만나고 대화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4시 30분에는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에서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AYD) 폐막 미사에 나선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 수천명을 처형한 곳이다. ‘천주학 죄인’들의 시체를 내가던 읍성 서문,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호야나무’ 등이 남아 있다.
이날 미사는 아시아청년대회와 한국청년대회(KYD) 참가자 청년들과 아시아 주교단 50여명은 물론, 참석을 희망하는 모든 이에게 개방된다. 대전교구 측은 전체 참석자 규모를 4만50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