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증권 지점 없애면서 판촉행사 하라고?
2014-08-17 06:00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HMC투자증권이 지점을 절반 넘게 없애는 와중에도 영업직원에게 판촉을 독려해 반발을 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최근 38개 지점을 15개로 줄이는 점포 통폐합에 착수했으며, 주식대여서비스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이 서비스를 통해 보유주식을 기관투자자에게 대여하면 최대 4%까지 대가를 받을 수 있다.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된 덕분이다. 업계에서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마다 주식대여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HMC투자증권은 점포 통폐합과 판촉이 겹치는 바람에 노사가 대립하는 상황이다. 지점 통폐합은 9월 초에야 마무리될 예정이며, 영업직원 인사이동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HMC투자증권 한 영업직원은 "통폐합으로 고객에게 계좌폐쇄 여부를 물으면서 판촉까지 하라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며 "어떤 고객이 호응하겠냐"고 말했다.
사측은 주식대여서비스 풀을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15개 지점으로 나누면 점포당 평균 200억원을 채워야 한다. 이에 비해 현재까지 10억원을 넘긴 지점은 4곳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명래 HMC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고객 이탈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 캠페인까지 벌여 직원을 압박하고 있다"며 "(강원도) 원주점이 (서울) 광화문점으로, (전남) 여수점은 광주점에 통폐합되는데 어떻게 고객을 잡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사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는 지점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캠페인 역시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돼 영업직원에게도 득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