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귀환’… 최길선 회장, 적자 수렁 현대중공업 구해내나
2014-08-12 18:35
아주경제 양성모·김지나 기자 =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산 증인이자 전설로 일컬어지고 있는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복귀한다. 2분기 1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한 현재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을 글로벌 1위로 일궈낸 최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했다. 회사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 2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취해진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의 복귀로 이재성 현 회장은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총괄하게 되며, 신임 최길선 회장은 8개 사업부 중 조선·해양·플랜트 사업부를 맡게 된다.
전설의 복귀는 현대중공업에 있어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현재 이재성 회장과 함께 두명의 회장이 이름을 올린 경우는 현대중공업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또 지난 2분기 손실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중인 조선과 해양, 플랜트 분야에서의 대대적인 혁신도 예고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5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성장위주 경영으로 현대중공업을 글로벌 1위 조선업체로 일궈냈다. 이를 미뤄볼 때 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한 공격적인 영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최 회장의 복귀에 대해 현대중공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된다는 평가다. 다만 과거 성장시기의 경영방침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재 조선업 환경에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 회장의 복귀로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면서 “국내 조선업계를 세계 1위로 올려놓는데 있어 궤를 함께해온 최 회장의 노하우로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이후 1972년 현대중공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2년 만인 1984년 임원에 오르는 등 내외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현대중공업의 창업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이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1997년), 현대미포조선 대표(2004년)를 거치며 현대중공업 알짜 계열사들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2009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퇴임 후 현재까지 한국플랜트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