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123정의 부책임자가 승객 전체를 위한 퇴선 방송은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30년 경력의 해경 경위는 인명 구조 훈련을 받은적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2일 선장 이준석씨 등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7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123정 부정장 김 경사는 "초기에는 (퇴선명령)못했지만, 인명구조 과정에서 (배에서)빨리 나오라는 방송은 몇차례 했다"고 말했다. 정장은 지난 4월 2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수차례 승객 퇴선방송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부정장의 발언은 정장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김 경사는 승객 전원을 향한 퇴선 방송이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조타실에서 승무원과 객실 내 승객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123정 조타실 대공 마이크를 이용해 방송했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급박해서', '경황이 없어서'라는 말을 반복하며 선내 진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승무원들이 근무복을 입은 채 조타실에서 나온것을 인식하지 못했냐는 질문에는 "당시에는 판단하지 못했고 나중에 언론과 영상을 통해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세월호의 자체적 초동조치를 지적하며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선내에서 나왔다면 인명피해가 적었을 것이라며 승무원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123정과 함께 구조작업을 지휘한 목포해경 소속 김모(51) 경위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침몰 당시의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김 경위는 우선 자신을 포함한 123정 승조원의 임무는 '선내 진입구조'가 아닌 '현측 인명구조'라고 선을 그으며 자신들은 바다에 표류한 사람을 건져올리는 것이 주임무라고 강조했다.

123정의 해상사고 매뉴얼의 내용 숙지에 관한 검찰의 질문에는 "(대충은 알고 있지만)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톤급인 123정과 1000톤급 이상 대형 경비정의 역할에 관한 질문에는 "1000톤급 경비정에는 잠수요원이 배치돼 있어 해난사고시 즉시 투입돼 인명구조를 한다"고 했다.

김 경위는 123정에 구명조끼, 구명뗏목 등 표류 중인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장비는 있지만 선내에 있는 사람을 구조하기 위한 장비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경위는 최근 거짓으로 드러난 123정의 승객 퇴선 안내방송에 대해서는 "최초 도착 후 (모든 승객들을 대상으로) 하지 못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선원들이 있던) 조타실과 주변 객실에는 두 차례 했다"고 항변했다.

선원들이 구조된 상황에서 해경에 자신들의 신원과 선내 정보를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나에게는 밝히지 않았으며 추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선원들은 구조의 책임이 해경에게 있다고 하는데 어떤 생각인가"라고 묻자 "초동조치가 됐다면 많은 승객이 구조됐을 것이며 기본조치도 안하고 해경에 책임을 전가하는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경위는 "30년간의 해경 생활 중 16~17년간 경비정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기간은 육지에서 근무했다"며 "해경 생활 동안 침몰선박 구조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에도 추가로 해경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일 예정이며 오는 13일에도 123정 정장 등 5명의 해경을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