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위하여'… 기아차, '남자 마케팅' 눈길
2014-08-11 14:48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기아차가 '男心' 잡기에 한창이다. 마케팅 포인트 자체를 여성은 배제하고 남성에 철저히 맞추고 있다. 여성 운전자가 매년 꾸준히 늘어나며 중요한 고객군으로 자리잡자 자동차 브랜드들이 여성 고객에 특화된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아차는 전통적인 남성 타깃 마케팅 전략으로 회귀하고 있는 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남성 타깃 마케팅은 최근 출시되는 제품에 기인한다. 기아차가 올 초 내놓은 2015 K9에 이어 최근 출시된 올 뉴 카니발을 비롯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올 뉴 쏘렌토는 모두 차량 특성상 여성을 타깃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년 만에 디자인 변경을 통해 3세대 모델로 다시 태어난 올 뉴 쏘렌토는 초고장력 강판(AHSS)과 차체 핫스탬핑 공법 등을 확대 적용해 동급 최고수준의 차체 강성을 구현한 데다 당당하고 남성미 넘치는 외관 이미지에서부터 마초의 향기가 풍겨져 나온다.
앞서 기아차는 대표 미니밴인 올 뉴 카니발의 구매 타깃 역시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의 젊은 남성으로 설정하고 남성, 특히 '아빠'의 가족 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기아차는 올 초 출시한 2014 K9 역시 40~50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 특히 K9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성공한 남자'를 테마로 설정, K9을 보다 고급스러운 차로 각인시키기 위해 각종 프리미엄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2015 K7도 차의 변화와 함께 온에어한 TV 광고를 통해 진정한 젠틀맨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아차의 이런 전략은 대형차급과 SUV 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아차는 얼마전 2015년형 쏘울을 새로 출시, '체인지'를 키워드로 삼고 몰래카메라 형식 영상을 제작했다. 이 영상은 과거 젊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자동차는 주로 퍼포먼스와 크고 남성적인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차량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 스타일과 자신의 개성을 살려주는 디자인의 미니카, 박스카에 대한 선호가 많이 증가하는 추세인 트렌드를 쏘울이 가진 본연의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로서 타깃들에게 공감 있게 전달하며 남성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기아차의 남성 맞춤화 전략은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 뉴 카니발은 출 시 첫 달 2684대 판매를 시작으로 두번째 달 8740대를 판매한 데 이어 '아빠'들의 지지에 힘입어 사전예약까지 약 2만대에 육박하는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월평균 287여대가 팔리던 K9 역시 최근 수치가 좀 줄긴했지만 성공한 남자들의 선택 덕에 1월 560대, 2월 657대, 3월 689대의 계약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판매호조를 보였다.
특히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기아차는 올 뉴 카니발에 이어 올 뉴 쏘렌토가 기아차 실적에 탄력을 더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뉴 쏘렌토는 K3와 K5, K7 등 이른바 'K시리즈' 모델이 노후화하면서 그동안 내수에서 냈던 기아차의 부진한 실적을 올 뉴 카니발과 함께 타개해줄 모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기아차의 월간 판매량은 3만대 수준에서 머물렀지만 올 뉴 카니발 출시 이후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