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석 앞두고 '반부패' 고삐 죄기, 공금으로 월병사면 이름 공개

2014-08-11 11:07

중국 기율위가 반부패 활동의 일환으로 다가오는 추석 "공금으로 월병 등 선물 사지마라" 선물 금지령을 내렸다.[사진=중궈신원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당국이 명절인 추석(중추절·中秋節)을 앞두고 다시 한번 공직자 부패척결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중국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기율위) 감찰부가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금을 유용한 월병(月餠 추석 전통음식) 등 선물구매 금지령을 다시 한 번 내렸다고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이 11일 보도했다.

적발된 사람을 엄벌함은 물론 효과적인 통제를 위해 10일부터 위배사실을 제보하는 게시판을 마련하고 이름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집권 후 강조하고 있는 '4대 악풍(형식주의ㆍ관료주의ㆍ사치풍조ㆍ향락주의)' 근절을 위한 구체적 행보로 호화 월병 등을 통해 암암리에 뇌물이 오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과거 중국에서는 공직자 사이에 선물로 한 상자에 한화 30만원, 심지어 900만원을 호가하는 호화, 황금월병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문제가 됐다. 이 외에 상품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전자선불카드 등이 공금으로 공공연히 구매돼 선물로 오가고 있었다.

아울러 정풍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추석에도 월병 판매업체가 몰래 공공기관에 호화 월병을 납품하고 공직자들은 이를 사무용품 등으로 영수증을 위조해 받는 등 편법행위가 적발되면서 보다 강력한 조치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에 제보 게시판이 등장하면서 누리꾼들이 적극적으로 감시 및 고발할 수 있는 '대중감독체제'가 출현해 주목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울러 기율위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1주일 동안 당국의 '8개 조항'을 위반한 사례 154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8개 조항은 시진핑 신지도부가 집권하자마자 사치행위와 허례의식 근절을 위해 마련한 세부조항으로 시진핑 정풍운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중국 당국은 공직사회 부패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3공(公)경비(관용차, 접대, 출장)' 축소는 물론 '당정기관 공무접대 관리규정'을 발표해 성(省)단위(장관급) 이하 간부의 경우 출장 중 호텔 스위트룸 이용과 금품은 물론 양도성증권·기념품·토산품 등을 주고받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접대 관련 부처의 경우 필요에 따라 한 회에 한해 저녁식사 제공은 허락하되 샥스핀, 제비집, 털게 등 고급 요리와 고급술, 담배제공을 금지했으며 공직자의 호화장례도 엄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