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it패션] 연예인 공항패션, 알고 보면 협찬 전쟁?

2014-08-07 17:24

연예인 공항패션[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조프레시, 디마코, JG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월드투어와 화보 촬영, 쇼케이스 등 외국에서의 바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예인은 해외 일정에 앞서 소탈한 모습의 공항패션을 선보인다. 그리고 그들의 화려한 모습은 연예뉴스의 '높은 지분율'을 자랑한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 배우의 사복이 궁금한 대중은 공항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그럴수록 데이터는 쌓여간다.

공항패션은 2010년 이후 연예인의 또 다른 패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당시 배우 장동건, 고소영이 공항에서 착용한 선글라스와 가방은 일주일 만에 품절사태를 기록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걸쳤지만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었다.

이후 배우 이다해, 이승기, 전지현, 빅뱅, 소녀시대 등 패셔니스타가 출입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자연스럽게 패션에 관심이 집중됐다. 공항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톱스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무대의상, 시상식 드레스에만 눈길을 주었던 대중이 연예인의 일상 속 패션도 궁금해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공항패션은 어느새 소소한 즐거움이 아닌, 광고와 협찬으로 물들었다. 연예인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을 자처하며 특정 브랜드를 입은 뒤 광고료나 제품 협찬을 받게 된다.

공항패션은 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공항패션은 인터넷에 올라오기 무섭게 입소문을 타고, 해당 브랜드 제품은 순식간에 완판된다. 대중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제품을 협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예인들은 협찬 제품을 1회 착장시 200~300만원 정도의 금액을 받는다. A급 스타는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비용대비 광교 효과가 좋아 업계에서는 '공항 패션'이라는 광고비 항목이 따로 생길 정도다.

스타들은 '쇼'가 끝나면 직접 챙겨온 본인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협찬 계약서에는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입는 횟수와 SNS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제품을 언급하라는 조항도 있다. 자연스러움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패션 홍보의 런웨이로 변한 공항. 일각에서는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소속사에서는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날짜와 시간이 '친절히' 설명된 자료를 보내고 업계 역시 대놓고 제품을 광고하기에 이르렀다. 연예인의 패션 센스를 알아보는 소소한 재미는 어느새 노골적 광고 전쟁으로 변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