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회계부정을 이유로 오토노미 전 CFO 고소 계획

2014-08-05 10:4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영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의 옛 임원들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하기 전 이들이 저지른 회계부정으로 HP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게 그 이유다. 

HP는 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오토노미 창업자인 마이크 린치와 수쇼반 후사인 전(前) 오토노미 재무책임자(CFO)를 고소하는 내용의 자사 상대 주주대표소송 합의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HP 주주들은 "오토노미 인수 당시 회계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주주로서 손해를 봤다"는 취지로 HP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냈다가 회사측과 협상 끝에 합의안을 만들어 지난 6월말 찰스 브라이어 판사에게 제출했다.

이 합의안에는 "주주대표소송 원고로 참여했던 이들은 앞으로 HP가 옛 오토노미 임원들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포함돼 있었고, 이에 대해 후사인이 이의를 제기했다.

HP는 2011년 오토노미를 110억 달러(11조 원)에 인수했으나 1년만에 이 중 절반 가까운 50억 달러(5조 원)를 손실로 처리한 바 있다. 이에 HP는 당시 오토노미 임원들이 피인수를 앞두고 회계부정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50억 달러 이상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토노미 창립자이며 전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린치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HP가 주장하는 내용은 미국와 영국의 회계기준 차이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HP의 공세는 일종의 인격모독"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