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사건 "10년 된 남편 시신에선 가능하고, 내연남 시신에선 불가능했던 것"

2014-08-03 15:55

[사진=포천 빌라 사건 뉴스 캡처]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포천 빌라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포천경찰서는 3일 "고무통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아버지는 10년 전 자연사했다"는 큰아들 박모(28) 씨의 증언의 진위를 밝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버지가 자연사했다는 큰아들의 말은 "남편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피의자 이모(50·여) 씨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큰아들은 지난 2일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버지는 10년 전 자연사했고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시신을 옮겼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10년 전 사망한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숨진 사람이 남편인 것을 확인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과학수사 전문가들은 신원 대조를 위한 지문 채취는 시신 전체의 부패 상태와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 경찰관은 "지문이 남아 있는 부분만 부패가 덜 진행됐다면 1년이든 10년이든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보다 나중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내연남 시신의 손가락에서는 지문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떨어져 나온 표피 1점이 신체 다른 부위에 붙어 있다가 우연히 발견돼 신원 확인이 가능했던 것.

10년 동안 고무통에 방치되어 있던 남편 시신에서 지문이 나오려면 기온, 손의 위치, 장소 등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포천 빌라 살인 사건은 미궁 속으로 치닫고 잇다. 

이 때문에 경찰은 시신이 다른 곳에 보관돼 있다가 나중에 고무통에 옮겨진 게 아닌가 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