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무너진 '노키아' 대신 '게임'으로 일어서다

2014-07-29 10:52

[로비오 엔터테인먼트 '앵그리버드']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인구 540만명의 작은 나라 핀란드가 스마트폰 전용 게임 분야에서 세계적 히트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핀란드는 휴대전화 단말기로 세계 최대 업체 자리를 지켰던 ‘노키아’의 몰락으로 게임 산업을 새로운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핀란드는 휴대전화 단말기라는 기간산업의 쇠퇴를 신산업 창출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핀란드가 내세우는 게임 기업은 ‘슈퍼셀(Super Cell)'과 ‘로비오(Rovio) 엔터테인먼트’다.

슈퍼셀은 스마트폰 게임 <클래쉬 오브 클랜>을 전 세계 140개국에 수출했다. 이 회사는 2010년에 6명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창업한 회사로 3년 만에 스마트폰 게임 세계 최대 업체로 성장시켰다. 2013년 매출액은 9억 달러(약 9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9배 가까이 성장했다.

일카 파나넨 슈퍼셀 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사람들이 몇 주나 몇 달이 아니라 몇 년 동안 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며, 닌텐도와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 로비오 엔터테인먼트는 ‘앵그리버드’를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켰으며 2013년에는 20억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비오의 성장은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노키아의 쇠퇴가 계기가 됐다. 2003년에 창업한 로비오는 노키아의 휴대전화 전용으로 게임을 개발해 왔으나 미국 애플의 아이폰의 등장으로 성장의 실마리를 잡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9년 돼지 인플루엔자가 유행해 “돼지를 쓰러뜨리는 새를 주인공으로 게임을 개발했더니 그것이 히트를 쳤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휴대전화 전용 게임 개발 업체의 성장을 보면서 새로운 기간산업으로 육석하기 위해 핀란드 정부가 움직였다.

핀란드 정부 기술청이 2012년에 시작한 ‘게임산업 지원사업’은 2015년까지 3000만~3500만 유로를 투입하는 국가 프로젝트로 로비오에도 투자했다.

핀란드의 게임사업 매출액은 2008년 8700만 유로에서 2013년은 10배 이상 성장한 9억 유로까지 확대됐다. 핀란드의 게임 기업은 200사가 넘으며 노키아의 미국 MS 매각으로 유출된 인재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삼림 이외에는 천연자원이 없는 핀란드는 ‘인재를 재산’으로 삼고, 누구나 높은 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학 학비는 무료다. 국가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제화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도 높고 영어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의 4%, 수출의 20%를 차지한 노키아가 쇠퇴해도 그것을 대체할 신산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것은 ‘인재’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