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출신 명문중 학생 50명 버스추락 사망…북한판 세월호 참사
2014-07-29 11:33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사고로 악명 높은 '마식령'에서 북한 중학생 50여 명이 숨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29일 전해졌다. 북한판 세월호 참사는 지난 5월 24일 '김정일의 모교'인 평양 제1중학교 3학년 학생 50여 명이 탄 관광버스가 강원도 마식령에서 굴러 떨어져 모두 숨진 것으로 29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 최고 명문으로 알려진 이 중학교 학생들은 강원도 원산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이하 송도원 야영소)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이 같은 참변을 당했다.
사고 장소는 경사가 가파른 강원 법동군 평양∼원산고속도로의 우회로인 마식령 옛 도로 오르막 구간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야영소 재개장을 세월호 참사를 비난하는 데도 활용했다. 재개장 직후 북한 당국은 조선 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을 동원해 남한을 '지옥'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 사고 직후 북한은 군과 보위부 등을 투입해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외부에 소식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입단속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북한 군 고위부의 철저한 입단속이 그동안 남한의 세월호 침몰 사건을 수차례 비난한 사실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있는 평양 제1중학교는 김정일이 나온 '남산고급중학교'의 후신으로 북한에서 최고의 수재들이 입학하는 명문으로 꼽힌다.
북한은 지난 5월 13일 평양시 평천구역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일어났고, 지난 1월 19일에도 마식령에서 스키장으로 향하던 평양시민 30여 명이 버스 추락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마식령에는 길이 4km 이상의 '무지개동굴' 등 터널 3개가 뚫려 있으나 잦은 붕괴 사고로 막혀 차량들이 옛 고갯길로 자주 우회하는 곳이다. 또한 이 구간의 도로 폭은 차량 두 대가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좁고 도로 바깥쪽에는 가드레일도 없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