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상 여성 2명 중 1명 방광 질환... 병원은 안가 왜?

2014-07-24 16:04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이유 [표=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여성 대부분이 방광 질환을 경험했으나 특별한 대처 없이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등 적극적인 치료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제8회 골드리본캠페인’의 일환으로 여성의 방광 질환 치료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김현우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13개 대학병원 내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0대 이상 여성 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여성 환자의 55%가 하나 이상의 방광 질환 증상을 경험했다.

잦은 소변으로 일상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빈뇨 증상과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증상이 각각 22%로 가장 많았다.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남아 있다는 응답이 18%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보인 환자 중 42%는 특별한 대처 없이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다린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자신의 증상이 병원 방문이 필요한 질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워(42%) 많은 환자들이 방광 질환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끄러워서 병원 방문을 꺼린다는 이유도 13%나 돼 배뇨장애 여성질환을 위한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의 필요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개월 이상 증상을 방치한 후 병원을 방문했다고 응답한 환자는 37%였다. 병원 방문이 1회에 그친 환자는 46%, 치료 기간이 1개월 미만인 환자는 72%에 달해, 병원 치료가 일회성에 그치거나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재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학회 자료에 따르면 요실금 환자 중 야간뇨와 과민성 방광을 모두 가진 환자가 51%로 나타나는 등 방광 질환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또 다른 방광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난 후 3개월 이내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답한 환자가 41%인데 반해, 3개월 이상 경과한 후 병원을 찾은 환자의 경우 재발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가 10%에 그쳐 치료 효과의 큰 차이를 보였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회장인 김준철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인구의 고령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 등으로 방광 질환을 겪는 여성 환자가 늘고 있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비뇨기과 방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현저히 낮다”며 “적극적인 초기 치료를 통해 삶의 질 저하의 원인인 방광 질환을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