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지친 투자자 해외 ETF로… 미래에셋ㆍ삼성ㆍ한화운용 잇단 상장
2014-07-23 16:09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코스피가 기약 없이 횡보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도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해외 레버리지 ETF다. 레버리지 ETF는 선물을 비롯한 파생상품에 투자해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노린다. 현지 증시가 강세일 때 유용한 전략으로 약세장에서는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ㆍ삼성자산운용ㆍ한화자산운용은 오는 8~9월을 목표로 각각 중국ㆍ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레버리지 ETF인 만큼 하루 지수 변동폭 대비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에 지친 투자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앞서 6월 상장한 해외 레버리지 ETF로도 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스타 일본레버리지(H)'와 한국투자신탁운용 '킨덱스 일본레버리지(H)'는 이달 들어 모두 거래량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K스타 일본레버리지(H)는 최근 하루 평균 약 51만건이 거래되면서 전체 ETF 평균인 약 31만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 킨덱스 일본레버리지(H) 또한 약 32만건으로 출시 초기인데도 평균을 훌쩍 넘기는 모습이다.
해외 레버리지 ETF 인기는 국내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약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선물ㆍ옵션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기존 수요가 해외 직접투자로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상품별 거래추이를 봐도 국내 지수선물이나 지수옵션은 감소한 반면 해외 쪽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LS 시장을 봐도 마찬가지다. 기초자산 비중이 국내에서 해외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011.34에서 2028.32로 0.84%(16.9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연이자로 계산해도 은행예금에 못 미치는 수익률이다. 이런 상황에 비용까지 저렴한 해외 레버리지 ETF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이나 중국, 홍콩이 우리나라와 거의 시차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이나 유럽 쪽에 비해 시장 변동을 지켜보기가 쉽다.
오은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쩍 커진 관심을 반영해 해외 레버리지 ETF 개발 및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며 "국내에서 고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틈새시장이 돼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