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봄날 올까?

2014-07-23 14:59
KB·NH·신한·하나 등 1분기 흑자 전환 성공 불구 "일시적 개선" 평가도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KB·NH(옛 우리)·신한·하나 등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지난 1분기 모두 순이익을 기록했다.

NH저축은행이 31억원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하나저축은행이 2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1억원, 1억원이다. 특히 이들 저축은행 모두 전분기 대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나저축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40억원으로 올 상반기 총 6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데다 저축은행 업계 전체적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거래고객수와 총여·수신, 총자산 등도 증가세를 보이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 KB저축은행의 경우 연간 당기순손실 규모가 2012년 313억원에서 지난해 85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탓에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된만큼, 일시적인 실적 개선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다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과거 부실 저축은행이었기 때문에 부실을 정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성장세가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타 저축은행들보다 더 힘든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과거에도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바 있지만 곧이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경우가 잦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K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하반기에는 90여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18억원이었으나 하반기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일부는 계열사와 연계영업을 실시해 뛰어난 실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금융지주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꺼려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신한은행과의 연계영업 상품인 '신한허그론'을 출시해 1년 만에 1500여명에게 200억원을 지원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업 계열 및 외국계 저축은행들이 특판상품을 출시하거나 공격적인 홍보를 펼치는 것에 비해,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행보는 조심스런 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계열 저축은행의 영업력 강화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