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등용의 요주의] ‘60-60 클럽’ 이동국, 불운의 아이콘에서 아시아 최고가 되다
2014-07-21 16:56
이동국은 차범근, 최순호, 황선홍이라는 한국 정통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는 K리그 간판 골잡이였다. 1998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뒤 바로 프랑스 월드컵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 한 방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한국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이동국은 국가대표 공격수로 각광 받았지만,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적과 함께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06년엔 K리그에서 무서운 득점 페이스를 보이며 못 다 이룬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는 듯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십자인대 파열로 다시 한 번 낙마했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32세가 돼서야 이동국은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출전 기회를 얻게 된 것. 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심지서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는 후반 41분 결정적 골 찬스까지 날려버리며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한국은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이었고 한 골만 넣었다면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그렇게 끝날 것만 같았던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2011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2011년 K리그 MVP 수상과 함께 도움왕, 베스트11, 판타스틱 플레이어에 선정된 데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한다. 이어 2012 시즌과 2013 시즌 각각 26골, 13골을 넣으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동국의 이번 ‘60-60 클럽’ 가입은 데뷔 후 16년 만이자 364경기 만에 만든 기록이다. 어느덧 36세의 노장이 됐지만 왕성한 경기력을 본다면 전인미답인 ‘70-70 클럽’ 가입도 이동국에게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