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한인 성매매 '나라망신'

2014-07-20 08:34

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또 터졌다. 그리고 어김없이 한인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정말이지 창피해서 못 살겠다. 요즘 미주한인사회에서 터져 나오는 한숨 섞인 소리다.
                                                                                                                                                          
지난 17일 조지아주 법원은 애틀랜타 남쪽에 있는 작은 도시 메이컨에서 성매매를 일삼아 온 한인여성 채모 씨에게 징역 3년 등 유죄선고를 내렸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채씨는 마사지 업소를 차려놓고 한국에서 온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대금을 갈취,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들은 하루에 많게는 8명의 남성을 상대해야 했고 받은 돈의 상당부분을 채씨에게 뺏겼다.

그런데 채씨의 업소에서 일했던 성매매 여성들은 미국에서 성매매를 통해 돈을 벌겠다며 인천공항을 떠나 애틀랜타 공항에 내린 지 불과 닷새 만에 적발됐다고 한다.

지난 8일 뉴욕에서도 한 40대 한인여성이 맨해튼에 있는 마사지숍에서 사복차림의 위장경찰에게 유사성행위를 제안했다가 붙들렸다. 김씨는 불법체류 사실까지 발각됐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앤더슨에서도 한인 여성 7명이 경찰의 성매매 단속에 적발돼 구속된 바 있다. 인구가 3만 명에 불과한 이 소도시에서는 지난 4월에도 68세, 56세 한인 여성이 성매매 단속에 적발되는 등 한인 여성들의 성매매 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당시 앤더슨 카운티에서 성매매로 적발된 마사지 업소 6군데 모두 한인 소유로 드러났다고 한다.

한국식 룸살롱과 마사지 업소는 항상 의심을 받는 수사대상이라고 미연방수사국(FBI) 의 한 수사관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한인들이 연루된 성매매가 많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또 인신매매가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여성뿐만 아니다. 몇년 전 워싱턴지역에서는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온 남성들이 감금된 채 밤마다 속칭 '호스트바'에 나가 여성 고객을 접대하다 FBI에 적발된 일도 있었다.

당시 가까스로 감금됐던 곳에서 빠져나온 한인 남성은 한인들로 구성된 인신매매 조직에 팔려 비인간적 대우를 받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지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렇듯 1년에도 몇번씩 한인이 연관된 성매매 및 인신매매 사건이 미국 언론을 통해 심심찮게 알려지면서, 고향을 그리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한인 교포들의 실망과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한·미 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한국 여성들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예 성매매를 위해 들어온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한인여성이 연루된 성매매 사건이 끊이지 않자 미국공항에서도 한국에서 온 여성들에 대한 입국심사를 상대적으로 더 꼼꼼히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한인사회의 정치력이 상당히 신장돼 있고,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 또한 좋아진 상황에서 성매매로 인해 자칫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무비자가 실행되고 있는 마당에 이제는 불법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여행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미국 입국이 가능해졌고 성매매 여성들도 대거 유입된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들 여성이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에 남아 있고, 이러한 불법체류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경우 한·미 간 무비자 방문 시스템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비자 프로그램의 취소는 한국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일이자 궁극적으로 '나라망신'이란 인식이 한인사회에 넓게 퍼져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