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전의경 급식비 빼서 밀양송전탑 숙식비로 써

2014-07-18 09:08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경찰청이 작년 10월 1일 이후 경력을 밀양송전탑 현장에 상주시키면서 발생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의경 급식비 등을 전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안전행정위원회, 인천남동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남 밀양 송전탑 현장에 투입된 경력은 모두 14만 4,348명이며, 경력을 상주시키기 위해 숙박비, 식비 합하여 38억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였다.

그런데 밀양 사태가 장기화되어 당초 책정된 경비예산이 소진되자, 경찰청은 전의경 급식비에서 13억, 의경 교육센터 임차료 등에서 4,000만원, 경찰관 기동대 급식비 등에서 9억 3,800만원 등 총 22억 7,800만원을 전용하여 밀양 송전탑 경력의 숙식비에 사용하였다. 필요예산의 58%를 타 예산에서 전용한 것이다.

문제는 전의경 급식비 13억원을 전용한 부분이다.

경찰청은 이에 대하여 급식비가 일부 남았고, 전의경이 밀양송전탑 현장에 투입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의경 중 밀양송전탑에 투입된 인원은 전체 전의경 2만5,039명 중 977명(1일 평균)으로 3.9%에 불과하며 투입기간도 3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전의경 투입에 따른 급식비 전용은 설득력이 없다.

특히 경찰청은 작년 2014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전의경들의 급식단가를 ‘13년 기준보다 높여줄 것을 국회에 요구해서 32억 2,000만원의 증액을 관철시켰다.

전의경의 급식질을 높이기 위해 급식단가를 높여달라던 경찰이 전의경 급식비가 남아 전용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박남춘 의원은 “밀양 송전탑에 불필요한 경력을 유지하기 위해 양질의 급식이 필요한 전의경들의 급식비까지 깎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청은 밀양송전탑 현장에 있는 과다한 경력을 조속히 철수하고, 더 이상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