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일본은 '위안부' 대신 '강제 성노예' 표현 사용하라" 권고

2014-07-17 15:24

[사진= 유엔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일본 심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위안부를 지칭할 때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지난 2008년 심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보상을 권고했음에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마나카 오사무(山中修) 일본 외무성 인권인도과장은 “성노예 관행이라는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성노예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이러한 일본 주장에 반박하면서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라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본 정부가 1993년 고노담화에 대한 검증 작업 등으로 담화의 취지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도 위안부의 강제성과 폭력성을 희석시켜 정부차원의 사죄를 회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성노예라는 표현은 지난 1996년 유엔인권위원회가 고노담화를 검증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고문금지위원회의 최종 견해 등 유엔 공식 문서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재임 당시 미국의 모든 관련 문서와 성명에는 ‘강제적 성노예(enforced sex slaves)로 표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 정부는 16일 양국 현안을 논의하는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다음 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최종조율하고 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국장급 협의에서는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등이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 국장급 회의는 악화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첫 걸음으로 지난 4월에 서울에서 개최됐으며 5월에는 도쿄에서 열렸다. 6월에도 국장급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위안부 문제에 관한 고노담화의 검증결과 발표에 한국 측이 반발해 연기돼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