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여러분의 뇌를 먹고 있어요" 백남준 '굿모닝 조지오웰'30주년 기념전 풍성

2014-07-16 18:57
백남준 아트센터~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백남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굿모닝, 미스터 오웰, 당신을 만날 시간이네요. (중략) 빅 브라더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텔레비전은 우리의 뇌를 먹지요. 말해봐요,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죠? 여러분, 난 지금 여러분의 뇌를 먹고 있어요. 하지만 조지, 당신은 오버했던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은 아직도 남아있어요. 봐요, 당신은 좀 틀렸어요."

 세계적인 비디오작가 백남준(1932∼2006)의 탄생일(7월20일)을 앞두고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전 세계에서 약 25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되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1월 1일,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기념비적인 위성쇼였다. 당시 국내에서도 생중계돼 그때까지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백남준을 일순간 천재적 아티스트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34년 만에 고국을 찾은 백남준이 TV 인터뷰에서 "원래 예술이란 게 반이 사기입니다. 속이고 속는 거지요. 사기 중에서도 고등사기입니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거든요"라고 '폭탄선언'해 문화예술계에 파문이 일기도 했다. "만약 현대예술이 고등 사기라면, 비디오는 5차원의 사기인 것이다.'(1986)어록도 유명하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지 30년, 이 기념비적인 위성쇼를 다시볼수 있는 전시가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만우)에서 열린다.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 스틸, 1984, 백남준아트센터 비디오 아카이브 ⓒ Nam Juna Paik Estate]


■백남준아트센터 '굿모닝 미스터 오웰' 전='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뉴욕과 파리, 국내 방송 버전을 비롯해 각각의 퍼포먼스를 한 공간에 나열한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http://njp.ggcf.kr/archives/category/data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큐시트와 스크립트 등도 소개된다. 백남준이 일부러 연출한 방송 사고와 실제 생중계에서 발생한 통신상의 사고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원격 통신과 매스미디어의 명암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가 16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망치로 컴퓨터 마우스를 부순 뒤 데스크탑의 커서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소리와 화면 파일을 실행해 보여주거나(엑소네모의 '데스크탑밤') 수집된 데이터의 이동과 흐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시각화하는(김태윤&윤지현의 '헬로, 월드!') 등의 퍼포먼스와 심포지엄 등도 마련된다. 전시는 11월16일까지. 성인 4000원, 학생 2000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백남준 아카이브전= '나의 예술적 고향: 라인란트의 백남준'을 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백남준문화재단이 함께 여는 전시다.

백남준이 '세계 전위미술의 중심지' 라인란트에서 활동한 시기를 중심으로 기획됐다. 뒤셀도르프 국립미술아카데미 교수 시절의 서신과 신문자료, 사진, 동영상 등이 나란히 소개된다. 함께 활동한 이들과 제자들이 소중히 간직한 자료를 내놨다.

특히 1967년 샬롯 무어만이 누드 상태로 첼로 연주를 시도하다 뉴욕 경찰에 체포된 사건으로 유명한 '오페라 섹스트로니크'를 1968년 뒤셀도르프 미술대학 리들라움에서 공연한 영상 등도 공개된다. 전시는 9월30일까지.

■백남준문화재단=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장면 분석, 방송 큐시트와 당시 국내외 기사, 방송 직후 백남준이 보낸 서신 등을 담은 책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30'을 발간한다. 독일 저명 만화 전기 작가 빌리 블뢰스의 작품 '전자 예술의 전사 백남준'의 번역본도 나온다. 백남준의 플럭서스 퍼포먼스 3D단편 영화도 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