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개발은행 설립합의, 본부는 상하이
2014-07-16 12:20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루어진 브릭스(BRICS)가 독자적인 개발은행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브릭스는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 시에서 열린 제6차 정상회의에서 이를 공식 발표하고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고 신화사가 16일 전했다.
정상회의에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5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했다. '신개발은행'(NDB)으로 불리는 이 은행은 브릭스 5개 회원국이 각각 100억 달러씩 출자해 500억 달러의 초기 자본금을 조성하게 된다. 또 5년 안에 자본금을 1000억 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신개발은행의 본부는 중국 상하이(上海)에 들어서고 초대 총재는 인도 출신 인사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총재 임기는 5년이며 회원국이 돌아가며 맡기로 했다. 신개발은행은 내년 중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신개발은행에는 브릭스 5개국 외에 유엔 회원국이라면 어느 나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정상들은 또 브릭스 국가들이 1000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을 설치하는 협정에도 서명했다. 중국이 410억 달러, 브라질·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를 내고 나머지 50억 달러는 남아공이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큰 봉황새의 움직임은 깃털 하나의 가벼움이 아니며(大鹏之动,非一羽之轻), 준마의 속도는 다리 한쪽의 힘이 아니다.(骐骥之速,非一足之力)"는 한나라 사상가인 왕푸(王符)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우리의 마음과 힘이 한곳으로 모일 때 비로소 브릭스 국가가 비상하는 날개를 펼쳐 더 빨리 더 멀리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시 주석은 "정치와 경제문제는 줄곧 서로 뒤섞여 있다"면서 "브릭스 국가들이 나라가 평화롭고 국민 생활의 안정을 실현하려면 두 다리(정치 및 경제)를 갖고 길을 걸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화사는 16일 기사에서 브릭스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에서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데 대해 강한 실망감과 함께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통신은 브릭스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에서 "개혁 실패는 IMF의 합법성과 신용, 효율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