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

2014-07-07 06:00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 인터뷰

도경환 통상협력국장[사진=신희강 기자]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중앙아시아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블루 오션(Blue Ocean).”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은 6일 세종청사에서 가진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앙아시아 핵심요충지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메니스탄 3개국에 대한 정상순방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한층 더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주춧돌이 마련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도 국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15위의 경제규모를 달성했지만, 이 순위가 5년째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며 "중앙아시아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의 발판이 될 새로운 블루 오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은 인구가 3000만에 육박하는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보유국이자 세계 5대 원면생산국"이라면서 "카자흐스탄 역시 매장량은 세계 12위 ·석탄 매장량은 세계 7위, 투르크메니스탄은 가스 매장량 세계 4위"라고 설명했다. 3개국 모두 이러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시점에,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는 얘기다.

도 국장은 "중앙아시아 3개국이 우리에게 국빈방문을 제안한 것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받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순방기간 동안 진행된 비즈니스 포럼 등에서 만난 3개국 민관 인사들에게서 뜨거운 경제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최적의 파트너로 대한민국을 선택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중앙아 국가들에게 유망 수출상품이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게 도 국장의 해석이다.

특히 도 국장은 대한민국에 대한 그들의 기대와 신뢰가 반영되었기에 이번 순방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가 창출될 수 있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번 3개국 순방을 통해 188억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발하쉬 화력발전소 운영 프로젝트, 70억달러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폴리에틸렌 프로젝트 등 에너지·플랜트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총 318억달러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신규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태양광 실증단지 구축 MOU를 체결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섬유, ICT, 산림, 농업, 교육, 보건·의료 등으로 진출분야가 다양화되면서 신흥시장 진출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도 국장은 이 같은 정상외교와 해외순방의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한 발전방향도 고민했다. 그는 "정부는 지난해부터 산업·통상, 무역·투자, 자원·에너지 등 경제협력 인프라를 한 눈에 보기 쉽게 알려주기 위한 '정상외교 경제활용 포털(president.globalwindow.org)'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을 지원함은 물론, 국민들에게 정상외교와 해외순방에 따른 성과를 최대한 쉽고 편리하게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한 포털을 통해 키워드 광고, 메일링서비스, 홍보자료 배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정상외교의 성과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도 국장은 범정부적인 해외시장 진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단일부처의 지원만으로는 기업의 성공적 해외시장 진출을 제대로 돕기가 어렵다"며 "'맞춤형 기업지원 범부처 협의회' 등을 통해 관계부처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예컨데 해외진출 사업 아이디어가 채택될 경우, 범부처 협의회 논의를 거친 뒤 현지 사업화에 필요한 수단을 정부부처간 협업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도 국장은 경제사절단을 보다 내실화하기 위해 사절단 운영을 보완·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현재까지 총 604명의 경제인들이 사절단으로 선정됐고, 중소·중견기업의 참여가 대폭 확대됐다"며 "이러한 경제사절단이 보다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순방국의 전략분야와 주요 아젠다 도출, 사절단 활동 정리·평가, 후속 비즈니스 상담회 개최 등 다양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 국장은 중소·중견기업의 전문인력 부족 해소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이미 해외시장 진출 기반이 갖춰진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중견기업들은 전문성을 갖춘 해외주재원이 부족해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해소 하기 위해 '글로벌 주재원 사관학교'를 통한 일반교양, 현지인과 네트워크 구축, 현지인 관리능력 제고, 현지 유통망 확보 등 현지전문지식 중심의 수요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정부와 기업 모두 다시 한번 도전정신을 발휘해 과감하게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보로 지정된 명마 아할테케(Ahal-Teke)는 험한 산악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여 결국에는 세계 최고품종의 DNA를 보유하게 됐다"며 "힘들고 어렵지만 산업계와 정부가 역량을 다시 한번 총 집결해 대한민국의 경제 DNA를 혁신시킨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 인물초점 > 도경환 국장은 누구?

도경환 국장은 1983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86년 행정고시 제29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으며, 1996년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도 국장은 사무관 시절 우루과이 라운드 정부조달협정(GPA) 부문을 맡아 성공적으로 협상 타결을 이끌었고, 미국과의 슈퍼 301조 협상에 참여해 치밀한 협상전략으로 당시 우려되었던 대규모 통상보복을 막아냈던 바 있다.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국제에너지기구(IEA) 파견 당시, OECD 사무국 공채 선발에 응시하여 한국인 최초로 OECD 정규 간부직으로 채용, 동북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4년간 근무했다.

2004년 이후 가스산업과장,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에너지산업국장 등을 역임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에너지 전문가로 자리잡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실무위원과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국장으로 녹색성장 5개년 계획 수립 등을 통해 녹색성장에 기여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새 정부 들어 지식경제부가 산업통상자원부로 확대 개편된 이후에는 과거의 통상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우리 경제의 지경을 넓히는 해외선봉장 역할을 수임하는 통상협력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