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에 '역대 최다' 4만명 몰렸다

2014-07-03 09:48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입찰자가 4만여명이 몰리면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세난에 실수요자들이 경매를 통한 내 집 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총 입찰자 수는 4만1495명으로 이전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3만8273명을 넘어섰다. 

입찰자 수가 많았던 것은 경쟁이 심해지면서 낙찰 받지 못하고 떨어진 사람들이 다른 물건에도 응찰을 시도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쟁률은 평균 7.6대 1로 2009년 8.7대 1 이후 가장 높다.

입찰자가 증가하면서 자연히 경매시장에 뭉칫돈이 몰렸다. 상반기 낙찰가 총액은 1조6228억원으로 지난해 1조7417억원에 이어 2001년 이후 둘째로 많다. 올해는 물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는데 낙찰총액은 여전히 많았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물건수는 줄었는데 낙찰가 총액이 많은 것은 올해 부동산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매시장에서 줄곧 거래절벽을 보였던 중대형 물건이 많이 낙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수도권 중대형 아파트의 낙찰률은 45.2%로 지난해 36.6%보다 8.6%포인트 상승했으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대를 넘었다. 중소형 낙찰률(48.5%)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대형 낙찰가율은 80.8%로 지난해 73.8%보다 7%포인트 상승했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중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렸던 사례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전용면적 85㎡ 태영데시앙 1차 아파트로 지난 1월 27일 감정가 3억5000만원에서 1번 유찰 돼 최저가가 2억4500만원까지 떨어진 후 54명이 응찰해 감정가 대비 103.7%인 3억6293만원에 낙찰됐다. 권리관계상 문제가 없고 감정가 자체가 시세보다 싸고 한번 유찰돼 최저가가 저렴해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단일 호수로 감정가가 가장 컸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전용면적 274㎡ 상지카일룸으로 감정가가 54억원이다. 지난 5월1일 감정가 54억원에서 두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34억5600만원까지 떨어진 후 감정가 대비 66.9%인 36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월에는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244.3㎡ 아파트가 감정가 대비 75.2%인 45억105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하 선임연구원은 "올 상반기는 전세가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이 중소형·중대형 가릴 것 없이 시세보다 싸게 사려는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경매 법정에 사람들이 넘쳐났다"며 "경매 예정 물건이 줄고 있는 가운데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면 경매시장이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어 비수기인 지금 주택을 낙찰 받기에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