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6월 모의수능 영어 변별력 상실”

2014-07-02 11:33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전문가들은 6월 모의수능에서 영어 과목에 만점자가 3만1007명이나 나오면서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영어 과목을 쉽게 출제한 것은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6월 모의평가 난이도를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국어 B형은 약간 어렵게 출제됐고 국어 A형과 수학 A형 및 B형은 쉽게 출제됐다.

영어는 영역별 만점자가 국어 A형은 5383명(1.99%), B형은 1650명(0.54%)이고 수학 A형은 5231명(1.37%), B형은 3485명(1.88%), 영어는 3만1007명(5.37%)이었다.

지난해 수능 영역별 만점자가 국어 A형은 4029명(1.25%), B형은 2605명(0.92%)이고 수학은 A형 4024명(0.97%), B형 936명(0.58%), 영어 A형 2038명(1.13%), B형은 1606명(0.39%)이었다.

영어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126점으로 수학 A형 136점에 비해서 10점 낮은 것으로 나타나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떨어졌고 다른 과목의 영향력이 커져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이 당락을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일 “6월 모의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고 한 문제를 틀리면 2등급, 2문제를 틀리면 3등급”이라며 “영어 표준점수 최고점수가 126점으로 수학 A형 136점보다 무려 10점이 떨어져 변별력을 상실한 시험으로 보이고 9월 모의평가나 실제 수능시험에서 영어는 이번 6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회탐구에서 쉽게 출제됐던 한국사, 세계사, 경제는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탐구 영역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는 생활과윤리가 74점으로 가장 높고 사회․문화가 66점으로 가장 낮아 8점 차이가 나고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Ⅱ가 78점으로 가장 높고 생명과학Ⅱ가 67점으로 가장 낮아 11점 차이가 났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경우 아랍어Ⅰ은 3016명이 선택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 이었고 기초 베트남어는 6343명이 선택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85점이었다.

이처럼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차이가 많이 나면서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 문제가 발생했다.

이영덕 소장은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A형은 67.4%가 응시했고 실제 수능시험에서 수학 A형은 약 70% 가까이 응시할 것”이라며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수학 B형에 응시해 상위 등급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울 전망으로 수학 B형에 응시해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은 실제 수능시험에서 A형으로 바꿔 응시할지 여부를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또 “자연계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국어 A형은 국어 B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수준으로 한 문제를 실수로 틀려도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 가운데 실제 수능시험에서 국어 A형 응시자들의 수준을 감안해 한 두 문제 정도는 난이도가 있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도 있어 자연계 수험생들이 국어 A형을 쉬운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지난해 우선선발 기준보다는 낮고 일반선발 기준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올해에도 수시모집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2과목 2등급에서 3과목 2등급으로 높였고 연세대 인문계는 4개 영역 등급 합이 6, 자연계는 7이 되어야 할 정도로 일부 대학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때문에 수시모집 정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아 정시모집으로 이월해 선발한 인원이 많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 소장은 “6월 모의 평가 출제경향과 난이도는 오는 11월 13일에 시행되는 수능시험에 그대로 반영돼 수능 공부에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며 “모의평가 채점결과는 수시모집 지원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으로도 참고해야 하고 수시모집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시모집 지원횟수는 최대 6회까지 가능하다.

이 소장은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내신 성적과 자신의 대학별고사 능력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며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수능 성적으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미리 파악한 뒤 수시 지원 대학을 몇 개 정도 선택해 준비하면 되고 모의평가 결과를 놓고 지원 전략을 세울 때는 신중하게 하되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하면서 수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6월 모의수능의 영어 과목이 쉽게 출제돼 영어 만점을 맞고도 정시에서 서울소재 중상위권 대학 진입 불가능할 수도 있고 영어 변별력 크게 약화로 사탐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영어가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도 실수 한문제만 하면 원하는 대학 지원이 불가능하다라는 불안감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문, 이과 모두 수학 변별력이 크게 높아지고 수학 학습에 대한 부담감은 매우 커질 듯하다”며 “지난해 영어 A, B형 분리, 올해 영어 A, B형 통합 및 변별력 상실로 지원가능 대학 예측에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또 “수시에서 영어 1등급 인원 증가로 최저학력기준 충족자가 늘어난 논술 및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커지게 됐다”며 “학생부에 대한 기록관리와 논술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특히 중상위권 대학들은 수시에서 합격하겠다라는 전략으로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6월 모의수능의 영어 만점자 비율이 5.37%로 1등급 비율 5.37%와 동일하고 전체 수능 실제 응시생을 약 60만명으로 추정시 3만2000명이 넘어가는 숫자가 발생하면서 영어 만점을 맞지 않고서는 사실상 서울 주요대학 진학은 정시에서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모의수능에서 국어B가 만점자 비율이 0.54%로 가장 적게 나타났고 국어A형 만점자 비율이 1.99%, 국어B형 만점자 비율이 0.54%로 A, B형 난이도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 것도 주목했다.

수학A형 만점자 비율 1.37%, 수학B형 만점자 비율이 1.88%로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으며 문과에서는 국어가, 이과에서는 수학과 국어가 핵심 변별력이 높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전년 사탐 선택비율 1위 사회문화 46.0%, 2위 생활과 윤리 40.7%, 3위 한국지리 33.4%에서 올해도 1위 생활과윤리 48.2%, 2위 사회문화 46.1%, 3위 한국지리 30.8%로 생활과윤리가 1위로 부상한 가운데 사탐에서는 재수생, 특목고 학생들이 1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문화, 한국지리, 생활과윤리 등으로 더 집중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목고, 재수생 학생들이 1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사, 경제, 세계지리, 법과정치는 선택 기피과목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년 과탐 선택 비율이 생명과학1 58.2%, 화학1 58.0%, 지구과학1 33.4%에서 올해도 1위 생명과학1 58.8%, 화학1 58.8%, 지구과학1 33.4% 순으로 전년과 같았다.

과탐에서는 특목고, 재수생 학생들이 1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화학2, 물리1을 기피하고 반대로 지구과학1, 2, 화학1은 선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해석된다.

탐구영역에서 일반고 재학생들에게 유리한 과목으로 선택 집중화 현상이 매우 높고 이에 따른 유불리 또한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사탐의 경우 경제 5.53%, 사회문화 3.96% 순이었고 과탐 생명과학 1, 2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아 생명과학2 2.79%, 생명과학1 1.39% 순이었다.

제2외국어는 가장 많이 선택한 과목 기초베트남어 24.38%, 일본어1 18.43%, 중국어 15.4%로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러시아어 5.19%였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올해 6월 모의평가 응시인원을 비교해보면 재학생이 2만3194명이 줄어든 51만2281명, 졸업생은 752명이 줄어든 6만6773명으로 전년에 비해 응시인원은 줄어들었고 졸업생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역별 응시자 현황을 보면 인문계 학생들이 응시할 가능성이 높은 사회탐구가 56.5%인 32만4689명으 전년도 55.1%의 33만51명보다 늘었고 국어 B가 53.1%인 30만6409명으로 전년도 49.5%인 29만7339명 보다 증가해 6월 응시 현황을 놓고 보면 올해 인문계열 학생들의 경쟁이 전년에 비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정시는 물론 수시부터 하향지원이 예상돼 합격을 위한 무리한 하향지원은 피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며 “6개의 수시 카드 중 3개는 안전, 3개는 소신지원이 금년도 인문계열 학생들에게는 적당한 지원전략”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