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의 패션 시크릿] 짝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
2014-07-01 08:00
명품을 사 입으면 사치스러운 거고, 짝퉁을 사는 것은 검소한 소비생활이라는 생각하거나, "비싼 돈 주고 명품을 왜 사? 짝퉁도 잘 나오기만 하는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외의 명품이나 국내의 유명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디자인을 합니다. 자신이 수십 년간 쌓아온 실력과 명예를 제품에 붙은 작은 라벨 하나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면서 제품을 출고 합니다. 또한 일 년 연봉이 억 단위를 넘는 수석 디자이너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이런 사람들은 관련학과를 나와 수십 년을 한우물만 파온 재능 있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며 수많은 경쟁을 이기고 그 자리에 서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들이 6개월에 걸쳐 스케치해서 다듬고 수정해서 세상에 내보내는 게 명품 브랜드의 제품들이며 이런 회사 들은 수백 수천 명의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요.
명품 브랜드는 이미지 유지를 위해서 패션쇼라는 것을 개최하고, 해외 유명 연예인을 초대하고 각종 화보를 제작하고, 잡지에 광고도 하고, 파티도 열고, 땅 값 비싼 번화가에 고급 인테리어와 전문 직원들을 둔 매장도 운영합니다. 오랜 교육과 수련 과정을 거쳐 장인이라는 칭호를 받은 사람들이 노동법을 지켜가며 제품수준 저하를 막기 위해 하루 작업시간을 제한해가며 만듭니다. 생산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일부 제품은 돈을 가지고도 못 사는 경우도 있죠.
저렴한 가격 때문에 사는 거라며 돈은 없는데 명품을 입어서 자신이 비싸게 보이고 싶어서 똑같은 이미테이션을 사는 거라며 입고 싶은데 돈 없는 건 죄가 아니라면서 이유를 말 하시는 분들, 음반이나 게임은 제작자의 노고를 생각해서 정품을 사자고 하는 사람들, 영화를 불법다운 로드 하지 말자는 사람들도 이런 도둑질을 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 하고 자신이 A급 짝퉁 산거에만 자랑을 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비싸지 않지만 좋은 제품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이 우리나라에 많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디자이너가 미래의 명품 디자이너가 될 수 있으니까요. 패션에 있어서 브랜드 가치는 음반의 지적 재산권 보다도 수십 년 전에 법적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 갈 때마다 짝퉁시장을 찾아 가방이나 시계를 사는 한국 사람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만약 당신이 쓴 리포트를 누군가가 복사했다면, 당신의 박사 학위논문을 자신의 논문으로 써 먹는다면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를 외국의 누군가가 표절했다면 어떠할까요.
패션 디자이너 김형철 ok7754@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