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꺾인 선가지수… 국내 조선업체 전망 ‘잿빛’ 되나

2014-06-30 15:44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오름세를 이어오던 글로벌 신조선가지수(선박건조단가지수)가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선종을 시작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플랜트 수주 감소와 신규발주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태다.

30일 영국의 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기준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신조선가는 575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50만달러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15개월만에 하락 전환 한 것이다.

또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신조선가도 지난 6월 13일 1억100만달러에서 20일 100.5로 50만달러 감소한데 이어 27일 다시 50만달러가 감소하면서 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신조선가 지수란 새로 만드는 선박 가격을 수치화해 시장 상황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지표를 말한다. 즉 신조선가지수 하락은 조선업체가 새로 만드는 선박 건조단가 하락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신조선가지수의 하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국내 조선업계가 수렁에 빠지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해양플랜트 수주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상선의 신규발주 역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조선가지수와 우리나라가 만드는 선박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시장상황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수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업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악재”라고 평가했다.

또 기타 선종에 대한 선가지수 하락도 예상하고 있어 어려움은 더욱 가중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조선과 벌크선, 컨테이너선,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의 용선료가 하락했고, 발주 역시 2분기 이후 크게 줄면서 여타 개별 선종 또한 시차를 두고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컨테이너선과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의 신조선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신조선가 하락이 무조건 국내업체에 악재로 작용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평균치를 나타내는 만큼 국내 업체보다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는 중국 등 경쟁국가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즉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확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를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G-타입(Green Type) 선박용 엔진을 비롯해 연비 개선을 위한 다양한 고효율 장비들을 탑재하고 있어 가격하락 문제는 없다”면서 “우리 업계는 선가가 급락하지 않는 이상 이번 하락률은 미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히려 저가경쟁으로 수주를 이어오던 중국 조선소들의 수익성이 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