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핵심고객 ‘빅4’에서 ‘빅6’로 늘린다
2014-06-29 14:34
中장성기차와 전략적 협의 체결, 장안기차 거래 비중 늘리기로
아주경제 선양(중국) 채명석 기자 = 자동차부품업체 만도가 중국 완성차업체를 추가 확보해 핵심고객을 ‘빅4’(4개사)에서 ‘빅6’(6개사)로 확대한다.
빅6 체제가 완성되면 만도의 전체 매출에서 6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빅4가 차지했던 80% 이상이 될 전망이다.
심상덕 만도 중국사업본부장(부사장)은 2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만도선양공장(MSYC) 준공식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장성기차·장안기차 등 현지 업체들과 거래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상하이기차·길리기차 등 기존 ‘빅4’ 고객을 ‘빅6’로 다변화 하겠다”고 말했다.
빅6의 후보로는 중국 로컬 업체인 장성기차와 장안기차가 될 전망이다. 먼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중국 장성기차 본사를 방문해 ‘전략적 협력 관계 협의’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장성기차가 신차를 출시할 경우 개발 단계에서부터 만도와 협력해 기술을 공유하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업체인 장성기차는 작년 75만대를 판매해 중국 현지 완성차업계에서 판매 실적이 가장 우수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85만대다.
더불어 심 본부장은 “빅6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성됐다. 이제는 어떻게 거래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나아갈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만도가 현지 업체들로 영역을 넓히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작년 10월부터 시행한 ‘삼포(三包)법’의 영향이 크다. 삼포법은 완성차업체가 수리·교체·반품을 책임지도록 하는 정책으로, 주요 부품에 결함이 발생하면 60일(3000㎞)내 무상 교환·2년(5만㎞)내 교환 또는 반품, 3년(6만㎞)내 무료 수리를 해줘야 한다.
삼포법에 따라 현지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품질 강화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이를 위해 만도를 비롯해 독일 보쉬와 콘티넨탈, 미국 TRW,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부품업체들과 제휴선을 늘려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심 본부장은 “예전의 경우 중국에서 로컬 업체는 소형차 위주로 생산해 가격이 중요했고, 외국업체는 대형차 위주로 품질을 따졌다. 그런데 시장이 포화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꾸로 가고 있다. 즉, 글로벌 업체는 가격을 로컬 업체는 품질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장성기차가 한국기업과 체결한 것은 만도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중국 로컬업체 매출 비중 확대로 인해 최대고객인 현대·기아차향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심 본부장은 “(현대·기아차)는 가장 큰 고객이다. 수치를 낮춘다, 현대·기아차 매출 규모를 줄이는 게 아니라 만도의 매출 규모를 늘리면서 다른 업체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봐달라”고 전했다.
이날 선양공장 준공으로 만도의 중국사업 규모는 6개 공장과 베이징연구소, 영업법인 등 중국내 8개 법인에 근무 인원은 2637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생산량은 브레이크 200만∼250만대, 조향장치 150만대, 현가장치 1500만대,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150만대 등이다.
심 본부장은 “모두가 글로벌화를 말할 때 우리는 현지화에 집중했다. 결국 최고의 현지화가 최고의 글로벌화라고 생각했다”며, “기술은 보쉬가 우리보다 뛰어나지만, 만도는 중국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중국에서 실패하는 이유가 자신들이 디자인한 고급 제품을 갖고 오지만, 우리는 생산과 동시에 연구개발을 추진해 중국의 지형·도로·운전습관에 맞는 부품을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만도가 생산하는 모든 아이템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톱5에 들어갔다. 심 본부장은 “2012년 기준. 서스펜션 등의 순위는 상당히 높고 나머지는 4위 안에 다 들어가 있다. 서스펜션은 1위를 하고 싶다. 브레이크·현가장치 등 나머지도 5년 안에 3위권으로 진입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와 함께 만도는 폴크스바겐 제타·파사트(현지명 산타나)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선양공장에서 만든 부품을 상하이GM이 8월 출시하는 1500cc급 신차(프로젝트명 D2XX)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확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 업체의 경우 미쓰비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스즈키에 오더를 확보했으며 혼다와 닛산는 오더를 따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도요타는 베타적이라 힘들지만 거래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컨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만도는 브레이크코너모듈·댐퍼스티어링모듈 등 여러 부품을 합쳐 신제품을 내놓는 식으로 제품 범위를 넓히는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편, 만도는 2017년까지 중국 법인에 4500억원을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장하고, 이듬해인 2018년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