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주승용 “공천 제1원칙은 당선 가능성…새누리 과반체제 저지에 총력”
2014-06-29 14:59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사무총장 인터뷰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가장 중요한 공천 원칙은 ‘당선 가능성’이다. 당내 혁신을 통해 강력을 후보를 세워서 새누리당의 과반 체제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새정치민주연합 7·30 재·보선 공천심사위원장인 주승용(3선·전남 여수시을) 사무총장은 26일 국회 본청 사무총장실에서 가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7·30 재·보선 결과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누군가는 ‘독배’라고 했다. 다른 이는 ‘가시밭길’이라고 걱정부터 내뱉었다. 정치의 속성인 야수성과 그에 따른 비루함이 일상처럼 강요되는 현실을 우려한 탓이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했다.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신주류와 구주류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공천 작업이 한없이 지연, 지역조직을 풀가동하지도 못했다. 현재의 제1야당은 정부 인사 참사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내 누구도 고양이 목에 달린 방울을 건들지 못한 상황에서 그는 제1야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주 사무총장을 찾아갔다.
◆“朴 정부 인사 난맥상, 사상 초유의 일”
주 사무총장은 인터뷰 당일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 공천 룰을 둘러싼 고심의 흔적이 엿보였다.
그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중차대한 시기에 막중한 중책을 맡은 것 같다”고 짧게 소회를 밝힌 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등 인사 참사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중단된 국회 등을 언급하며 “가급적 조용하게 선거를 치르고, 국회 인사청문회 등 할 일은 하면서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이 국정운영의 파트너 역할을 하겠지만 △세월호 국정조사 △국회 인사청문회 △예산·결산 심의 등 정부의 난맥상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와 관련, “불통·무능·독선 등이 대통령에게 따라다니는 것이 안타깝다. 내각 인사를 밀실에서 하다 보니까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고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문창극 사태 이후 민심이반이 확산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7·30 재·보선을 기점으로 150석 이상 되는 정부여당의 과반 체제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보선은 사상 최대 규모인 15곳(수도권 6·호남 4·충청 3·영남 2곳)에서 치러진다. 6·4 지방선거 이전 156석이었던 새누리당 의석수는 현재 147석. 새누리당이 4곳 이상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과반 체제가 무너지는 셈이다.
◆“수도권, 재·보선 최대 승부처…승리 자신”
주 사무총장은 이번 재·보선이 갖는 의미와 관련, “세월호 참사 앞에서 지방선거 승패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균형 있는 의석을 여야에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7·30 재·보선이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누가 승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새정치연합의 공천 과정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흔히 새정치연합의 공천은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언제 계파 갈등이 터지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 통합신당 이후 기존의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의 계파 도식에 신주류와 구주류, 안철수계와 구민주계 등으로 확대되면서 제1야당의 계파 프레임은 고차 방정식이 돼버렸다.
주 사무총장은 어떤 ‘혜안’을 갖고 있을까. 일단 그는 그동안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된 “계파 나눠 먹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근거로 ‘공천관리위의 중립적 인사’ 구성과 그 명단을 ‘언론에 노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당선 가능성을 제1의 공천 원칙이라고 밝힌 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신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검증된 토론회를 통해 노장층의 조화를 꾀하겠다”며 “새누리당 공천을 보면서 맞춤형 공천도 필요하지 않겠나. 또한 지역 민심과 맞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현미경식 인물검증을 예고했다.
다만 난제도 존재한다. 전략공천과 경선, 중진 차출론과 신진 등용론 등이다. 새정치연합 각 계파 진영은 현재 물밑에서 공천 룰을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사무총장은 “우세한 지역은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영남과 충청권 등 열세인 지역은 전략공천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며 “서울과 경기 수원 등은 (후보들의) 지역 연고가 적은 만큼 새누리당의 후보와 당선 가능성을 봐가면서 전략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서울 동작을에선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과 허동준 지역위원장, 박원순 캠프 정책대변인 출신인 강희용 전 서울시의원, 장진영 변호사 등이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진급 인사, 선당후사 자세 가질 것”
주 사무총장은 경기 수원 출마가 유력한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의 ‘중진 차출론’과 관련해선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다. 사실 그분들은 우리 당의 ‘히든카드’가 아니냐”라고 반문한 뒤 “(열세 지역에) 나갈 후보가 없고 상대에서 강한 후보가 나올 때 ‘선당후사’의 자세로 임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중진급 인사들의 출마 경우 당을 위한, 선당후사가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이 재·보선 열세 지역에 중진급 인사들을 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출마로 격전지로 부상한 전남 순천·곡성에 대해선 “호남은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지만, 과거처럼 공천을 받았다고 무조건 당선이 되는 공식은 깨졌다”며 “지역 주민들이 우리 당에 애정도 품고 있지만, 애증도 있다”고 역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공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사무총장은 전남 순천·곡성의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잡음 없는 단일화’를 꼽았다. 새누리당은 이 전 수석이 출격 채비를 맞춘 반면 새정치연합에선 후보가 난립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단일화 후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선 결과에 반발한) 일부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나갈 수 있다. 전남 순천·곡성은 수도권 못지않게 관심 지역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잡음 없는 공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호남지역 공천 룰과 관련해선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선호투표제’ 방식이 유력하다.
선호투표제는 선거인단이 공천 후보자 전원을 대상으로 1순위부터 마지막 순위까지 모두 기표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어 과반이 나올 때까지 하위 득표자들을 탈락시키면서 후보를 결정한다.
주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10명 이상의 다수 후보가 나올 때는 후보 검증이 대단히 어렵다”면서 “(단순) 컷오프는 결선투표에서 담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선호투표제가 검토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사무총장은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노회찬 전 대표의 재·보선 출마로 야권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아직 공식적인 접촉은 없지만, 야당의 승리를 위해서 잘 됐으면 좋겠다”며 “불통인 박근혜 정권에 맞선 야당의 승리를 위해서 연대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주 사무총장에게 ‘이번 재·보선에서 또다시 ‘심판론을 꺼내 들 것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에 정권 심판론으로 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새누리당 반사이익으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반성한다. 국민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르면 30일 재·보선 ‘경선공천 지역’과 ‘전략공천 지역’을 발표한 뒤 내달 4∼6일 경선을 치른 뒤 9일께 공천을 확정 지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