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 특집] 북경한미, 한미약품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

2014-07-03 09:00

북경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한미약품은 중국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 제약기업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013년 발간한 ‘글로벌 로드로 뻗어 가는 한국기업’ 보고서에서 한미약품을 글로벌 확장에 성공한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북경한미, 한국기업 중국 진출 ‘롤모델’

1996년 설립된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은 현재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영업사원 1028명과 연구·개발(R&D) 인력 159명 등 총 1428명이 근무하고 있다.

2002년 6월 현지 생산기지를, 2008년 8월에는 독자적인 연구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R&D부터 생산·영업 등 제약 활동 전 분야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매출 9억6000만 위안(한화 1710억)을 달성한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용 정장제, 기침가래약, 항생제 등 총 2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경영진의 전략적인 접근과 과감한 판단이 큰 역할을 했다.

한미약품 창업자 임성기 회장은 한·중(韓中) 수교 5년 전부터 직접 중국을 왕래하며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 결과 양국 간 국교 수립 직후 1992년 국내업계 최초로 제품허가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이 항생제 ‘세포탁심’이다.

이는 잠재력이 큰 거대시장만 믿고 대규모 시설 투자를 먼저 집행한 국내기업들의 중국 진출 관행을 깨는 것이었다.

중국 수출을 통해 성장 기반을 먼저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의 장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어린이 유산균 정장제 ‘마미아이’ [사진=한미약품 제공]


중국어로 ‘엄마 사랑’을 뜻하는 어린이 유산균 정장제 ‘마미아이’의 성공은 이같은 마케팅 전략의 전형을 보여줬다.

당시 중국은 성인용 의약품을 어린이들에게 나눠 먹이는 문화 때문에 어린이 약 시장 자체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중국 정부가 도입한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경향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이 점에 착안해 고품질의 어린이용 제품 수요가 향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 중국 7개 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을 거쳐 1994년 10월 마미아이를 현지 등록하는데 성공했다.

또 임상을 담당한 소아과 권위자들을 초청해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현지 주요 대도시를 순회하는 대규모 세미나를 열었다. 제품 발매 직후부터 2년 간 150차례 열린 세미나는 소아과 의사만 3만여명이 참가할만큼 성황을 이뤘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마미아이는 중국 내 대표적인 어린이용 유산균정장제로 자리 잡았다.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 의약품 개발과 소아과 집중 투자 등 특화 전략을 통해 중국 100여개 아동전문병원에서 처방 1위 제약사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마미아이를 비롯해 기침가래약 ‘이탄징’ 등 두 개의 처방 1위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마미아이와 이탄징의 연매출은 각각 700억원, 440억원에 달한다.

마미아이의 경우 올 4월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유명상표(中國馳名商標)’를 획득하는 성과도 거뒀다.

중국유명상표는 중국공상총국 상표국이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품질과 인지도 등을 심사해 부여하는 인증이다.

현지 17만여개 의약품 중 중국유명상표 획득 제품은 20개에 불과해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받았다.

◆한국 IT기술 접목…중국 전역 실시간 관리

한미약품은 한국 시장에서 검증한 고유의 특화 영업전략을 중국 현지에 접목했다.

병원과 약국 중심의 직접 영업채널 구축 등 영업력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편 영업사원의 능력 향상을 위해 연간 250시간 이상을 온·오프라인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을 활용한 재택근무 등 정보통신기술(IT)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고객 밀착형 영업방식도 현지화했다.
 

북경한미약품 본사 내부 [사진=한미약품 제공]


특히 70%가 의사∙약사 출신인 우수 영업조직이 중국 전역에 걸친 탄탄한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실제 세계적인 영국계 제약기업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2009년 10월부터 항생제 ‘오구멘틴’의 중국 내 판매를 북경한미약품에 위탁할 정도로 영업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간 100만 위안 규모에 머물렀던 오구멘틴의 중국 내 매출은 북경한미약품이 판매를 시작한 이후 연간 1700만 위안으로 급성장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이 같은 영업력이 국내 제약회사의 중국 진출 교두보로 활용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기업간 윈윈(Win-Win)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약품 연구센터, 중국 우수인력 기반

2008년 설립된 북경한미약품 연구센터는 지난 2012년 중국 내 외자기업으로는 최초로 베이징시 지정 R&D 센터 인증을 획득했다.

베이징시는 매년 관내 기업체 연구시설과 역량을 평가해 R&D 센터를 인증한다. 2012년 인증을 획득한 41개 기업 중 외자 제약기업은 북경한미약품이 유일하다.

북경한미약품은 인증 후 4년 간 베이징시 심사를 통과한 R&D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 100만 위안의 연구비와 행정지원 등을 받는다.

연구센터는 영장류(원숭이) 실험이 가능한 중국 정부의 전임상 시험기관 인증도 획득했다.
 

북경한미약품 연구센터 내부 [사진=한미약품 제공]


159명의 연구원 중 90% 이상이 석∙박사 출신이며, 이 가운데 60%가 중국 대륙의 양대 명문인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중국 명문대 우수인재들로 포진돼 있다.

또 한국 한미약품과 연구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현재 항암·대사 질환 분야에서 5~6건의 자체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내 사회공헌 활동 매진

북경한미약품은 중국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연 1회 사랑의 헌혈에 나서는 것을 비롯해 고아원과 지체장애자·조산아, 파출소·소방서 등에 꾸준히 상비약을 지원 중이다.
 

북경한미약품이 고아원에 의약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특히 필수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아원과 탁아소 어린이를 위해 ‘사랑의 의약품 상자’를 자체 제작·보급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는 “중국은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 시행으로 양약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등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임 총경리는 이어 “중국에서 사랑받는 기업, 중국인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2020년에는 중국 6000개 제약사 중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