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 불투명해지는 민정 이양 전망, 군정 장기화 우려

2014-06-23 14:54

[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지난달 22일 태국 군부가 쿠데타를 선언하고 한달이 넘은 가운데 민정 이양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군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민정 이양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고 쿠데타 주역이자 최고 군정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인 프라윳 찬-오차(사진) 육군참모총장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30일 대국민 연설에서 “분열 상태인 태국의 갈등을 조정하는 데 최소 2∼3개월이 걸리고 새 헌법과 과도정부를 마련하는 데 1년 가량이 필요하다”며 “이런 작업들이 완료된 이후에야 총선이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윳 찬-오차 참모총장은 13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이르면 오는 8월에, 늦어도 9월 초에 과도 정부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NCPO는 더 이상 구체적인 민정 이양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쿠데타 후 군부는 강온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집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당국은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오는 독재 저항 제스처인 ‘세 손가락 인사’나 독재와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소설 ‘1984’를 읽는 것 같이 상징적으로 쿠데타 반대 의사를 나타낸 사람도 체포하는 등 반쿠데타 움직임은 강하게 억압하고 있다.

이러면서도 농민들에 대한 정부의 미지급 쌀 수매가 지급이나 연료ㆍ생필품 가격 동결 같은 대중 인기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군부의 강온 전략 구사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후 언론 검열, 집회 금지, 반대파 소환ㆍ체포 등으로 국민 기본권 침해에 대한 비판은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각종 시위와 폭력사태는 거의 사라져 치안 확보는 성공했다.

소비자 심리도 1년 2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 여론도 군정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22일 발표된 태국의 사범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NCPO에 대해 10점 만점 중 8.82점이라는 높은 평가가 내려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614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기관 니다(Nida)가 1259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프라윳 찬-오차 총장의 총리 취임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10여 명에 대한 지지율은 모두 3%미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