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이란 당국이 순결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월드컵 시청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이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음식점·커피숍에서 축구 경기를 보여주면 안 된다’는 지침을 하달했다.

이유는 음식점이나 커피숍에 있던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경기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음식점이나 커피숍은 TV를 끄거나 월드컵 경기와 관계없는 다른 채널로 돌려야 한다.

당국은 영화관이 월드컵 경기를 상영하려면 남성용 관과 여성용 관을 따로 둘 것을 지시했다. 이로 인해 많은 영화관이 상영 계획을 취소했다.

이렇게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 시청을 금지하는 것은 이슬람 교리상의 '불경'이 행해질 가능성 때문.

경기를 관람하면서 여성의 히잡(머릿수건)이 벗겨지거나 최악의 경우 남성과 함께 경기를 보면 순결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지난 1979년 이란에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된 후 이란 여성들은 지금도 스포츠 경기장에 출입하지 못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까지 나서 여성들이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게 하려 했지만 종교 지도자들은 허락하지 않았다.

한편 21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있은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득점으로 0-1로 패했다.

현재 이란은 1무1패(승점 1점)를 기록하고 있고 오는 25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출전 여부가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