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W 이상 수용가 69%가 최근 3년 내 정전 경험
2014-06-19 14:36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기자 간담회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국내 전력 수용가중 69%가 최근 3년내 정전을 경험했으나, 이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무정전전원장치(UPS)를 도입 비율은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에너지관리 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대표 김경록)는 1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수 년 간 계속된 전력난과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으로 전력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전력 피크 시즌을 앞두고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회장 유상봉)가 실시한 ‘비상전원 운용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496개 조사응답수용가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68.5%가 최근 3년내 정전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해 크고 작은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전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인 비상발전기를 갖추고 있다는 곳이 90.3%라고 응답해(복수응답) 비상발전기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정전이 되면 즉각적으로 전원을 공급해주는 UPS의 경우 설치율이 40.2%에 그쳤다. 비상발전기는 가동을 시작해 전력을 생산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순간적인 정전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수술실, 응급실, 교통신호체계, 데이터센터 등에서는 비상발전기와 함께 UPS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설치된 비상발전기에 대한 관리 역시 미흡한 상황이다. 비상발전기 시험 운전 시 무부하테스트만 시행한다는 곳이 66.2%에 달했고, 부하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33.8% 중에서도 연간 10회 이상 부하테스트를 실시하는 곳은 10.4%에 그쳤다. 부하테스트는 실제로 전력공급이 끊긴 상황을 가정하여 실시하는 테스트로, 비상발전기에 일정 수준의 부하를 걸어서 실제 성능을 점검하고 전력 계통상에 오류가 없는지 살피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육안 확인이나 무부하테스트로 전원 이상, 누수/누유 등과 같은 기계적 결함만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정전 시에 제대로 가동될 지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무부하테스트만 진행할 경우, 비상발전기 내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기 때문에 이물질이 연소계통에 많이 쌓이게 되어 비상발전기 운전이 불발될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방화협회(NFPA)에서는 월 1회 이상 발전기 용량의 30% 이상의 부하를 걸어 최소 30분 이상 부하테스트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도 비상발전기 점검에 대해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조사를 진행한 이일무 한국전력기술인협회 기술팀장은 “비상발전기 설치와 연료 비축 등 정전 대비를 위해 노력은 증가하고 있지만 부하테스트와 상시 점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예비전원으로서의 비상발전기 운용과 정전 시 즉각 운전 가능 상태가 의심된다”면서 “비상발전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부하테스트 실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정전대비를 위한 바람직한 해법으로 UPS 설치 확대와 ‘EPSS 테스트 솔루션’ 도입을 제안했다. 비상전원공급장치(EPSS) 테스트 솔루션은 비상전원의 상시 모니터링을 자동화 해주는 솔루션으로, 비상전원의 각 부분별 점검 결과를 수치로 제공하고, 전력계통 각 부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현재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육안에 의존하는 테스트 방식으로는 비상발전기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검증하기 어렵지만,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EPSS 테스트 솔루션은 비상발전기 성능 측정 결과를 각종 데이터로 제공하여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력원을 비상발전기 등의 예비전력으로 전환해주는 자동절체스위치(ATS)까지 동시에 점검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모 대학병원이 2013년 도입하여 안정적으로 가동 중에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채교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ITB사업부 본부장은 “갑작스러운 정전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의료사고, 교통사고, 산업재해와 같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비상전원체계 도입과 상시적인 점검 시스템 마련에 소요되는 예산을 비용이 아닌, 추후 발생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투자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